軍 격리장병 '부실급식'에 '폐건물 취침'까지..예산 없어 해결도 요원
2021.04.24 18:29
수정 : 2021.04.24 19:21기사원문
약 14만명이 팔로우하는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23일과 24일 잇따라 군 장병의 열악한 격리 시설에 대한 제보 글이 올라 왔다.
특히 작성자는 저녁 때 버스를 타고 원래 부대로 돌아가 샤워실을 쓰고 다시 격리 시설로 이동했다며 "이럴거면 왜 격리 시설을 만든 것인지 이해가 안 간다. (돌아와 폐건물에서) 밤에 잘 때 먼지와 난방도 안 되는 환경에서 부들부들 떨면서 잤다. 없던 병도 생길 것 같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격리 2일차 오후에 상급 부대 지침으로 당장 부대로 복귀했다"며 "뉴스를 보니 다른 대대에서 폐견물에서 격리 생활을 하다 논란이 돼서 저희 대대도 언론에 노출될까 급하게 복귀시킨 것 같다"고 했다.
24일에는 2년째 격리 시설로 쓰이는 'BOQ 건물의 취약한 위생 및 시설 상태'에 대한 제보가 올라 왔다. 제보자는 "처음 그 건물에서 생활했을 때 경악을 금치 못했다"며 △4시간 동안 닦아도 없어지지 않는 먼지와 오염물 △물이 나오지 않는 화장실 △담배 꽁초로 막혀 버린 하수구 △용수철이 다 망가져 잘 때마다 허리가 너무 아픈 침대 등을 나열했다.
그는 "화장실에서 씻을 때는 항상 신발을 신고 까치발을 들어 최소한의 부위만 씻을 수밖에 없었고 세탁기가 없어 손빨래를 해야 했지만 막혀 버린 하수구로 인해 손빨래는 손도 쓰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대가 망가져서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지만 더러운 바닥에서 자면 계속 코로 먼지가 들어와 참고 견뎌야 한다고 했다.
제보자는 "더욱 충격적인 것은 제가 쓴 방은 양호한 편에 속한 것"이라며 "이 건물을 격리 건물로 사용한 지 2년째인데, 부대에서는 어떠한 보수 공사나 개선 방안 제시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 격리 당시 부실 급식에 이어 열악한 시설에 대한 제보가 이어지고 있지만 당장의 인프라 개선은 어려운 상황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23일 "군 부대는 지역 환경이나 특성이 다 달라서 시설 등을 확보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린다"며 "현재 여건 속에서 인프라 확충에 대해 지자체와 협의하고 지역별로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 또한 24일 해군 2함대 사령부를 방문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장병들의 생활 여건 보장은 지휘관들이 책임져야 하는 가장 기본"이라며 "격리된 장병들이 먹고 자는 것은 물론, 생활 중 불편함과 소외감 등을 느끼지 않도록 각별한 정성과 책임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올해 국방예산 52.8조원에 코로나19 격리 인프라 및 급식 지원을 위한 별도 예산이 없어 문제 해결은 부대별 대응에 기대야 하는 실정이다.
dearname@fnnews.com 김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