뜸들이는 윤석열, 마음 급한 국민의힘… 김동연·최재형 ‘플랜B’ 저울질
2021.05.06 18:34
수정 : 2021.05.06 18:50기사원문
국민의힘에서 내년 3월 대선 승리를 위한 잠룡 영입 대상으로 김동연 전 부총리와 최재형 감사원장의 이름이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차기 잠룡 중 야권 선두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가 아직 불투명하다는 점도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 이외에 '플랜B' 후보군을 고민하게 만드는 이유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검찰총장은 현재까지 정계 입문과 방향성에 대한 입장 모두를 밝히지 않은 채 잠행을 이어가고 있다.
대선이 10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1야당이 마땅한 간판급 필승카드가 없는 점에서 내부 조급증이 커지는 것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같은 사정에 당의 주요 인사들이 연일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웠던 세력과 인물을 모두 모아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내고 있다.
당대표 경선에 도전하는 조해진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의 8월초 입당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7월9일쯤이 대선 예비후보 등록이고, 8월9일쯤에는 당 경선에 참여할 분의 입당이 이뤄져야 한다"며 대선후보 자격을 갖추기 위해선 석 달 동안 책임당원 자격을 유지해야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행보에 대한 정치권의 언급이 "모두 예측일 뿐, 본인이 직접 얘기하고 있는 것이 없다"(지난 4일 성일종 비대위원)는 말처럼 윤 전 총장에게는 모든 선택의 가능성이 열려 있는 상황이다.
김 전 부총리의 경우,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최근 윤 전 총장의 대안 카드로 이름을 거론하며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과 함께 '충청권 대망론'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김동연 전 부총리는 최근 강연에서 잇따라 정치적 발언을 하고 있어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부총리는 한 강연에서 "과거 이념논리, 진영논리, 흑백논리가 뉴스를 뒤덮고 있다"고 발언해 관심을 받았다.
다만 그가 '유쾌한반란'이라는 사단법인을 세우고 활발한 대외활동을 하면서 정계 입문설은 꾸준히 나왔지만, 문 정부 첫 경제부총리로서 상징성을 지닌 만큼 야권이 아닌 '여권 잠룡'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최 감사원장은 현직 감사원장 신분이지만 국민의힘이 윤 전 총장과 함께 일찍부터 '러브콜'을 보내던 대상이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를 감사위원에 임명하려 했으나 최 감사원장이 '정치적 중립성'을 지적하며 끝까지 반대했었던 일이 재조명 되면서 야권이 다시 그를 주목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최 감사원장은 정치를 안하고 싶어해서 야당 제안을 일찍이 거절했다는 얘기도 나오지만, 4.7 재보선 승리와 당 지도부 교체 등 달라진 야권 분위기에 아직 가능성이 열려 있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선 외부인사 영입 대신 자강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4선 중진인 권영세 의원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원희룡 제주지사와 유승민 전 의원 등을 거론하며 외부보다 내부의 인재 발굴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당 일각에선 외부 인사 영입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경우 사실상 신기루만 �i다가 마땅한 후보를 내지 못하는 불임 정당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ming@fnnews.com 전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