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위원장에 세종공장장
2021.05.10 15:14
수정 : 2021.05.10 15: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의 사퇴로 남양유업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체제에 돌입한다. 남양유업은 지난 7일 긴급 이사회 결과, 비대위를 꾸려 경영 쇄신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고 10일 밝혔다.
비대위원장은 정재연 세종공장장이 맡았다.
앞서 홍 회장이 지난 4일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었지만 대주주로서 경영에 계속 개입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재 남양유업은 최대주주인 홍 회장의 지분(51.68%)과 부인 이운경 여사를 비롯한 총수일가를 합쳐 지분율이 53%를 넘는다.
아직 비대위 위원들은 선임되지 않은 상황이다. 비대위원장인 정재연 공장장이 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남양유업 측은 "향후 위원회 구성이 완료되면 위원회가 쇄신·경영혁신안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일 사의를 표명했던 현 이광범 대표이사는 법적 절차에 따라 후임 경영인 선정 시까지 직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 1월1일자로 대표로 선임돼 3년 넘게 남양유업을 이끌어왔다.
한편, 국내에서 소유와 경영이 확실하게 분리된 기업은 KT&G, 포스코 등이 대표적으로 손꼽힌다. 과거 공기업이었으나 민영화된 기업들로, 그만큼 국내에서 소유와 경영이 확실하게 분리되기 쉽지 않다는 방증으로 읽힌다. 전문경영인을 쓰고 있다하더라도 소유와 경영이 분리됐다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송민경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선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요 기업들은 기업집단 소속이기 때문에 총수나 총수일가에서 사실 중요한 의사결정이 이뤄진다"며 "자율적으로 기업 내에서 정할 수 있게 된 사항들도 있겠지만 전문경영인이 있다고 해서 소유와 경영이 분리된 케이스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처럼 개인 최대 주주가 회사 주식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국내 상장사는 34곳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34개 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액(개별·별도 기준)이 가장 많은 기업도 남양유업이었고, 지난해 가장 많은 급여를 받은 최대 주주도 남양유업 홍 회장(15억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