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부터 코로나 백신 위탁생산, 제약사도 종류도 여전히 베일
2021.05.12 18:37
수정 : 2021.05.12 18:37기사원문
12일 제약업계는 현재 국내에서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위탁생산이 가능한 업체로 녹십자, 한미약품, 에스티팜 등을 꼽고 있다. 위탁생산할 백신의 종류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백신 대량 생산 여력을 감안하면 이들 제약사 중 한곳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백신 대량생산 시설 갖춘 제약사
우선 한미약품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모더나 백신 제조 방식인 mRNA 백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지난 2018년 2만L 규모 미생물 배양·정제시설을 갖춘 평택 바이오플랜트를 완공한 한미약품은 mRNA 백신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는 연간 최대 10억도즈의 코로나19 백신을 양산할 수 있다. 미생물 배양을 통한 대량생산이 가능한 시설은 아시아에서 전무한 상황이라 한미약품이 유전자 백신 아시아 지역 생산거점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모더나 백신을 유통하는 GC녹십자도 충북 오창 공장이 연간 10억도즈(10억회 투여량)의 백신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다. 녹십자는 충전·포장 작업에 특화된 백신 완제품 생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녹십자는 3월부터 1년 2개월간 글로벌 민간기구인 감염병혁신연합(CEPI)의 코로나19 백신 생산기지로 선정돼 위탁생산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에스티팜도 백신 위탁생산이 가능한 제약사로 꼽힌다. 특히 에스티팜은 국내에서 mRNA 기술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에스티팜은 지난해 8월에 반월 공장에 mRNA 원료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완공했다. 현재 mRNA 대량생산을 위한 전용 GMP 공장을 증설하고 있으며, 이달 중 완료될 예정이다. 증설 후 연간 240만도즈 규모의 mRNA 원료를 생산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연간 1억2000만도즈 규모의 설비 증설도 검토 중이다. 다만 에스티팜의 경우 원료 생산을 할 수 있기에 제품화를 위해서는 충전 등을 할 수 있는 제약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위탁생산을 나서야 한다.
이들 외에 SK바이오사이언스(아스트라제네카, 노바백스), 이수앱지스(러시아 스푸트니크V), 보령바이오파마(러시아 스푸트니크V) 등도 위탁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이미 백신 위탁생산을 하고 있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현재 가동 중인 시설에서 백신 제조 설비를 추가로 갖춰야하는 등 연내 백신 생산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8월 백신 위탁생산과 관련해서는 어느 백신을 누가 위탁생산하는지에 대한 이야기가 여전히 많다"면서 "위탁생산이 확정될 경우 백신 수급이 보다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모더나, 이달 말 국내 상륙할 듯
미국 모더나사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이르면 이달 중 국내 도입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열린 코로나19 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에서 국내 허가 가능하다는 판단을 받았고, 중앙약사심의위원회(13일 예정)와 최종점검위원회를 거치면 국내 허가 절차가 완료된다. 이달 중 품목 허가가 예상되고 있다.
방역당국은 이날 모더나 백신의 모의 수송 훈련에 나서면서 이달 중 국내 도입 가능성에 무게감이 쏠리고 있다. 백신 수송 모의훈련은 인천공항을 통해 국내 도착한 백신이 충북 오창 GC녹십자 물류창고는 물론 지역 거점창고, 지역접종기관 등으로 안전하게 운송하기 위한 훈련이다. 특히 모더나 백신은 화이자 백신과 마찬가지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으로 온도를 유지해야 해 운송·보관이 까다롭다. 모더나 백신은 △냉동(-25~-15℃)에서 7개월 △냉장(2~ 8℃)에서 1개월 △상온(8~25℃) 사이에서 12시간 보관이 가능하다.
국내 허가를 앞둔 시점에서 방역당국이 수송 모의훈련에 나선 것은 국내 도입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급 물량은 정부가 2·4분기 도입을 예고한 271만회분(노바백스, 모더나, 얀센 계약 건) 중 일부분이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