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MB·朴 사면 거론 사과..촛불 정신 못 헤아려"
2021.05.16 13:12
수정 : 2021.05.16 13:1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6일, 올해 초 논란이 됐던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또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을 제시하며 헌법에 국민 생명권과 안전권, 주거권을 명시하겠다고 밝혔다.
차기 대통령 임기 시작과 동시에 개헌 논의를 시작해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해소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헌법에 담아내자는 제안이다.
이날 이 전 대표는 광주 민주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낙연의 광주구상'을 발표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오늘까지 저를 키워주신 광주 전남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제가 광주 전남을 비롯한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일도 있었음을 고백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초 저는 전직 대통령 사면을 거론했다.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려면 국민 사이의 갈등을 완화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것을 위한 방안의 하나로 거론했다"면서 "그러나 저는 국민의 뜻과 촛불의 정신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했다. 그 잘못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후로 저는 아픈 성찰을 계속했고, 많이 깨우쳤다. 앞으로 국민의 뜻을 살피는데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이 전 대표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론'을 꺼내들며 대권 도전도 본격화했다.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은 헌법에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 주거권을 명시함으로써, 국가의 지향점 자체를 '민생'과 '개혁'으로 대전환하는 내용이다.
그는 "우리는 5.18 이후 7년의 기다림 끝에 직선제 개헌 등 정치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했다"면서 "이제 우리는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제도화하기 위한 개헌에 나설 때가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우리사회에 고착화된 승자독식 구조와 불공정·불평등 문화를 지적하며 "국민은 삶을 불안해 하며 불공정과 불평등을 수용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대의 변화와 국민의 요구를 헌법이 수용해야 할 때가 이미 지나고 있다"며 "그래서 저는 민주주의 성지 광주에서 ‘내 삶을 지켜주는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을 국민 앞에 제안드린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밝힌 '사회경제적 민주주의'를 위한 개헌은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축으로 한다.
'기본권 강화'는 국민 개인의 삶을 국가가 더 강력하고 세밀하게 보호하는 것이다. '불평등 완화'는 승자 독식 구조를 상생과 협력의 체계로 전환하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헌법에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 주거권을 신설해 '국민 기본권 강화'와 '불평등 완화'를 위한 국가의 역할을 강화하자는 주장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는 산업재해는 국민의 생명권과 안전권이 얼마나 소중해졌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면서 "주거권은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과 고가주택이 아닌 1주택자 장기 거주자의 세 부담 완화, 전월세 거주자의 주거복지를 위한 근거로서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동, 노인, 장애인, 소비자의 권리도 새로 규정해야 한다. 이미 헌법에 있는 환경권, 노동권, 교육권은 확대, 강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토지공개념은 토지로 인한 불공정, 불평등을 개선하도록 좀더 구체화하기를 바란다. 지방 소멸을 막고, 지방재정분권의 실효성을 높이도록 국가균형발전의 내용을 명료하게 규정했으면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앞선 9번의 개헌이 모두 국민 권리 향상보다 권력구조 개편에 집중됐음을 지적하며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이번 개헌은 대통령 선거 과정에 각 후보들이 공약하고, 차기 대통령 임기 시작과 함께 바로 추진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광주 지역 핵심공약 두 가지도 제시했다.
그는 "광주~대구 KTX,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시킬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며 "이 철도는 국가균형발전과 동서화합을 위해 긴요하다. 더구나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이 철도가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아직까지 반영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어 "둘째, 광주군공항 이전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며 "국방부의 적극적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국방부는 소극적이다. 국방부가 적극적으로 관여하도록 청와대와 총리실이 나서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