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성장 견인했다는 디파이, 매력과 위험은?

      2021.05.24 15:22   수정 : 2021.05.24 15: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최근 2~3년간 글로벌 가상자산 열풍의 이면에는 '디파이(DeFi)'가 있다. 디파이펄스 집계에 따르면 디파이 총 예치금은 지난 12일 880억500만달러(99조2256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100억달러 돌파한 이후 9개월만에 9배 가까이 성장하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최대 성장산업으로 꼽히고 있다.



디파이는 블록체인 기반의 온라인 금융서비스다. 기존 금융 서비스가 은행, 증권사 등 금융기관의 중개를 통해 거래가 이뤄진 반면, 디파이는 이더리움 등 블록체인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자동으로 운용된다.


중개자 없이 자동거래...고수익 '매력'


디파이는 가상자산으로 투자가 이뤄지고,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자동으로 거래가 체결되는 구조적 차이를 빼면 기존 금융상품과 유사하다. 디파이 플랫폼 컴파운드를 보면, 가상자산을 예금하고 이자를 받는 것이 기본이다. 24일 오후 1시40분 현재 체인링크 토큰(LINK)의 예금이자는 11.19%다. 일반 금융상품 이자에 비해 3~4배 높다. 저금리 시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는 매력 포인트다. 일반 은행 처럼 대출 서비스도 있다. 레버리지 이용도 가능하다.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것을 담보로 다른 가상자산을 대출받아 다시 이더리움을 매수하는 식이다. 시장이 예상대로 움직인다면 시장 수익률을 넘어서는 초과수익이 가능하다. 물론 반대로 가면 손실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대출 플랫폼 간의 이자율 차이를 이용한 무위험 마진거래를 시도해볼 수도 있는 등 파생상품 시장과 비슷하다.

지난해 디파이 열풍을 이끈 것은 '이자 농사(Yield Farming)'이다. 컴파운드가 투자금을 모으기 위해 컴파운드 토큰(COMP)을 발행한 것이 시작이었다. 컴파운드는 예금을 하거나 대출을 받는 등 사용자들에게 하루 3000개씩의 COMP를 나눠줬다. COMP는 지난해 6월 미국 대형 거래소 코인베이스 상장 직후 가격이 급등했다.
중앙의 거래소가 다수의 사용자를 연결하는 빗썸이나 업비트와 달리 개인과 개인을 연결하는 탈중앙화 거래소도 디파이의 일종이다. FTX나 유니스왑이 대표적이다. 투자자들은 '스테이킹'을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다. 개인간 거래를 연결하다 보니 거래소에 많은 유동성이 필요한데 보유자산을 거래소에 빌려주고 그에 따른 대가를 나눠받는 형식이다.

중개자 없는 자동계약...변동성엔 취약

디파이는 중개기관없이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금융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 않은 낙후지역에서 블록체인에 신용기록을 저장하고 이를 기반으로 대출-예금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같은 강점은 위험요소로 작용하기도 한다. 최근 바이낸스의 대출앱인 비너스(Venus)에서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한 사고가 발생했다. 소수의 투자자가 비너스의 토큰 XVS의 시세가 급등하도록 조작한 가운데 XVS를 담보로 비트코인 4200BTC를 대출받아 간 것이다.
이후 토큰 가격이 급락하자 XVS는 담보비율 부족으로 청산됐지만 비트코인은 찾을 수 없게 된 것이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디파이 서비스는 서비스 제공 사업자가 파산할 경우 정부 등 피해를 보상해줄 주체가 없어 투자자들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플랫폼 자체 토큰을 추가 발행해 손실을 메우는 등 사고에 상응하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홍지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디파이 성장과 긍정적 전망 이면에는 개방형 블록체인의 기술적 한계와 보완문제 등의 위험요소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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