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C 공매도 기관투자가들, 12억달러 평가손
2021.05.29 06:33
수정 : 2021.05.29 06:33기사원문
미국 AMC 엔터테인먼트 홀딩스 주가 폭등세로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이 심각한 평가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관 체인 AMC는 개미투자자들이 열광하는 이른바 '레딧주' 가운데 하나다.
AMC 주가는 올들어 1200%, 이번주에만 2배 가까이 폭등했다.
CNBC는 28일(이하 현지시간) S3파트너스를 인용해 AMC 주식을 공매도한 기관투자가들이 이번주 AMC 주가 상승으로 인해 12억3000만달러 평가손실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MC 주가는 이날도 장 초반 38% 폭등하며 거침없는 질주를 이어갔다.
장중 36.72달러까지 뛰었다.
장 막판 현충일 연휴를 앞두고 매물이 쏟아져 결국 전일비 0.40달러(1.51%) 하락한 26.12달러로 마감하기는 했지만 이번주를 주당 13.68달러에 시작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운 폭등세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AMC 주식은 압도적으로 회전이 가장 활발한 종목이었다. 6억5000만주가 손을 바꿔탔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AMC 주식 하루 평균 회전 규모는 1억주를 조금 웃돈다.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AMC 주식 총수가 4억5000만주 수준임을 감안하면 이날 하루 이보다 1.5배 넘게 투자자들 사이에 주식이 사고 팔렸음을 뜻한다.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사게 만드는 이른바 '공매도 압박(숏스퀴즈)'이 AMC 주가 고공행진의 주된 배경이다.
공매도 기관투자가들은 AMC 주가가 치솟으면서 미리 빌려서 매도했던 주식들을 갚아야 하는 부담이 높아짐에 따라 서둘러 주식을 사들여 공매도 계약을 청산하는 이른바 숏커버링(공매도 보전)에 나섰다.
S3파트너스에 따르면 미 주식은 통상 공매도 규모가 전체 거래 주식물량의 5% 수준에 불과하지만 AMC의 경우 20% 수준에 이른다.
AMC는 개미 투자자들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주가가 낮아 개미들이 접근하기 좋은데다 높은 공매도 비율로 인해 '공매도 압박'을 이끌어내기에도 유리하다.
AMC가 이달초 공개한 바에 따르면 지난 3월 11일 현재 개미투자자 320만명이 AMC 전체 거래 주식 4억5000만주 가운데 약 80%를 보유하고 있다.
연초에도 개미투자자들이 게임스톱과 함께 AMC에 몰리며 주가가 뛴 덕에 AMC 주가는 5달러에서 20달러로 치솟은 바 있다.
그러나 AMC 상승세는 오래 가기 힘들다는 경고가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극장을 찾는 영화 관람객들이 늘고, 수용인원 제한 규제도 풀리고 있지만 이에따른 실적 증대 효과가 그리 오래 가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트셰드파트너스의 리치 그린필드 공동창업자는 장기적으로 볼 때 AMC는 "다시는 현금을 창출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지금의 자본구조로는 결코 현금을 창출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린필드는 AMC가 팬데믹 이전에는 이자·세금·감가상각등을 제외한 이른바 EBITDA 순익 대비 7배 수준에서 주가가 형성됐지만 지금은 EBITDA 대비 25배에 거래된다면서 지금처럼 온라인 스트리밍과 경쟁이 치열해지는 산업 구도에서 논리적이지 않은 흐름이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