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쪼개기 의혹' KT 황창규.구현모 기소 가닥..영장은 검토
2021.06.10 15:35
수정 : 2021.06.10 16: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검찰로 사건이 송치되고 2년째 결론이 나지 않았던 구현모 KT 대표이사와 황창규 전 KT 회장의 불법 정치자금 기부 의혹 등 수사 결론이 조만간 나오게 된다. 최근 구 대표이사와 황 전 회장을 소환조사한 검찰은 그간 확보한 범죄 정황과 관련자들의 유의미한 진술을 토대로 이들을 기소할 방침이다. 다만 구속영장을 청구할지는 검찰 내부에서 논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파이낸셜뉴스 취재 결과 현재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주민철 부장검사)는 구 대표이사와 황 전 회장의 범죄 정황과 관련 진술을 정리하는 작업에 돌입한 상태다.
검찰은 의혹의 정점인 이들의 소환조사가 끝난 만큼 금명간 수사 결론을 낼 계획이다.
구 대표이사와 황 전 회장 등 KT 고위급 임원 7명은 2014년부터 4년간 총 4억3790만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19·20대 국회의원 99명에게 불법 후원금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업무상횡령)를 받고 있다.
특히 이들은 법인 자금으로 상품권을 매입해 되팔아 현금화하는 '상품권깡'으로 11억원가량을 조성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에 앞서 경찰도 KT가 '쪼개기 후원'을 위해 임직원 29명을 동원하고, 일부 직원은 가족이나 지인 명의까지 빌린 것이라고 판단했다. 검찰은 KT가 의원들에게 1인당 후원 한도를 넘는 돈을 제공하기 위해 쪼개기 후원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정치자금법상 한 사람이 한 해에 국회의원 후원회에 기부할 수 있는 금액은 500만원이다. 또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으며, 법인 또는 단체와 관련된 돈으로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검찰은 2년 째 관련 수사를 정체시키지 않고 틈틈이 수사를 이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검경 수사 자료와 범죄 정황, 관련자 진술 등을 확보해 이들의 혐의를 규명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검찰은 구속 수사에 나설 상황인지는 판단을 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한 내부 논의를 거쳐 구속기소할지, 불구속기소할지 판단하게 된다.
한편 KT·LG유플러스·SK브로드밴드 등 이동통신 3사는 정부가 발주한 공공분야 전용회선사업 입찰담합 의혹으로 최근 검찰 수사를 받아왔다.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KT는 조달청 등이 2015년 4월~2017년 6월 발주한 12건의 공공분야 전용회선사업 입찰에서 LG유플러스 및 SK브로드밴드와 미리 낙찰사를 정해놓고 세종텔레콤을 들러리 세우거나, 수의계약을 유도하는 수법으로 계약을 따낸 혐의를 받았다.
사업 12건은 계약 금액만 약 1600억원 규모이다. 현재 관련 재판은 진행 중이며, 일부 KT 전 임원은 담합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