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e커머스 노하우' 시너지 기대…'승자의 저주' 우려도

      2021.06.16 18:32   수정 : 2021.06.16 18:32기사원문
이베이코리아와 SSG닷컴과의 결합은 과연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가.

신세계그룹이 이베이코리아를 손에 쥐면서 두 회사가 창출해낼 시너지에 유통가의 관심이 쏠린다. 4조원이 넘는 거액을 투자한 신세계는 이번 베팅에서 반드시 e커머스 '왕좌'를 거머쥐어야 한다는 숙제를 안았다.

■e커머스 대격변기로

16일 신세계그룹의 이마트가 이베이코리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신세계는 단숨에 e커머스 업계 2위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됐다.



단순 수치상으로만 보면 현재 e커머스 시장에서 이베이코리아의 지분율 12%와 신세계그룹 SSG닷컴의 3%를 합쳐 15%의 점유율을 차지하게 됐다. 이는 네이버(18%) 다음으로, 쿠팡(13%)보다도 앞선다.
SSG닷컴은 미미했던 존재감을 단숨에 높이는 기로에 선 셈이다. 신세계가 네이버와 손을 잡은 것까지 감안하면 e커머스 업계의 판도는 일대 변혁을 앞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네이버와 신세계 연합에 이베이코리아까지 합세하면 강력한 시장지배력을 구사하게 된다.

관건은 미국 상장 성공을 타고 급상승 중인 쿠팡의 기세를 누를 수 있는가다.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기준으로 네이버, SSG닷컴, 이베이코리아의 점유율 33%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달린 셈이다.

신세계그룹과 네이버는 올해 3월 25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며 상호협력을 약속한 바 있다. 이번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컨소시엄을 구성해 함께 참여하며 힘을 보탰다.

■시너지 못내면…'승자의 저주'

신세계는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채널 간의 시너지효과를 최대한으로 끌어낼 방침이다. 이베이코리아의 고객점유율과 e커머스 노하우에 신세계가 갖춘 유통망이 합쳐질 경우 '빠른 배송'이 화두로 떠오른 e커머스 업계에서도 충분히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베이코리아는 업계에서 오랜 시간 갈고 닦은 노하우와 시장점유율을 보유하고 있고, 신세계는 풀필먼트 서비스 등 유통망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어 시너지효과에 대한 기대가 클 것"이라며 "물리적 통합을 넘어 화학적인 결합을 어느 정도까지 이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4조원이 넘는 거액의 자금을 투자한 만큼 단순히 점유율을 합친 것 이상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다. 일각에선 제대로 된 시너지효과를 내지 못할 경우 인수가 오히려 독이 되는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롯데의 보수적인 접근도 이에 대한 우려가 컸다.
시너지효과에 대한 확신 없이 거액의 자금을 투자하는 것은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검토 결과 당초 기대보다 당사와의 시너지가 크지 않고, 인수 이후 추가 투자 및 시장 경쟁 비용도 많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 관점에서 인수 적정금액을 산정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e커머스 시장에서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차별화된 가치 창출 방안을 지속 모색할 것"이라며 "향후 인수합병(M&A)을 비롯한 외부와의 협업 등도 계속해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asonchoi@fnnews.com 최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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