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조사' 한영회계법인 22일 법원 중간보고
2021.06.20 14:03
수정 : 2021.06.20 14:03기사원문
이달 30일 쌍용차의 파산·계속경영 여부를 조사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하기로 한 한영회계법인(조사인)이 22일 중간보고를 진행한다. 법원은 중간보고서에 △쌍용차 노조 자구안 실행 △자구안 불이행에 대한 2가지 시나리오를 각각 분석할 것을 지시했다. 쌍용차 노조가 '2년 무급 휴직'과 '무파업'을 약속했지만 법적구속력이 없는 만큼 모든 경우의 수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한영회계법인 22일 중간보고
20일 서울회생법원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쌍용차의 조사인인 한영회계법인은 오는 22일 서울회생법원에 조사보고서 관련 중간보고를 할 예정이다.
조사보고서는 쌍용차의 자산, 재무 상황, 미래 수익 등을 추산해 청산(파산)과 계속 운영 등을 결정하게 된다. 서울회생법원은 중간보고에 2년간의 무급 휴직 이행에 따른 시나리오와 무급 휴직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시나리오 모두 담을 것을 요구했다. 법정관리 중 조사인 중간보고의 경우 생략을 하기도 하지만 대형 기업의 경우 대부분 진행한다.
앞서 쌍용차 노조가 투표를 통해 가결하고, 2년간 무급휴직을 자구안에 담기로 했지만 인수자가 나타날 경우 말을 바꿀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서울회생법원 관계자는 "노조가 무파업(쟁의행위 금지)을 약속했지만 인수자와 협상 과정 혹은 인수 이후에 노조가 파업을 하더라도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 때문에 막을 수는 없어 만에 하나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지난 14일 자구안에 대해 "고정비 절감 효과는 있지만 경영정상화에 대한 판단을 하기에 부족하다"며 "투자자의 투자를 끌어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사업계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쌍용차가 설득할 대상은 산업은행, 정부가 아니라 잠재적 인수자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공익채권 7000억+금융권 채권 1조원
일각에서는 2년간 무급휴직 자구안을 제출하며 한발 양보한 쌍용차에 산업은행이 가혹한 요구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쌍용차 노조 역시 "2009년 9월 조합원 총회를 통해 금속노조를 탈퇴하고 기업노조로 전환, 지난해까지 11년 무쟁의를 통해 사회적 약속을 실천해 왔다"고 항변하고 있다.
하지만 산은 역시 현재의 쌍용차에 대출(자금 지원)을 해줄 경우 배임을 피할 수 없으므로 외부 투자자 유치 이후 지원을 주장하고 있다.
문제는 쌍용차의 재무 상황이 법정관리 전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4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던 '공익채권' 규모는 현재 7000억원으로 늘었다. 공익채권은 인수자가 회생절차를 거치더라도 반드시 갚아야 하는 빚이다.
회생절차 돌입 전 쌍용차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였던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는 공익채권 변제를 위한 2500억원의 투자자금 마련에 실패했다. 7000억원 공익채권의 경우 연6%의 이자율로 매달 35억원(1년 420억원)이 추가된다. 5000여명 쌍용차 직원의 미지급 임금 등을 더하면 매달 100억원의 공익채권이 추가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더해 회생담보권 2330억원, 회생채권 7780억원 등 총 1조원이 넘는 금융권 채권도 부담이다. 법정관리 진행 중에 채권단과 법원의 조정으로 해당 금액은 줄어들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융권 채권을 모두 탕감받는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써도 공익채권 절반(3500억원 부담+3500억원 산은 지원)은 일시에 갚아야 한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김병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