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정부, 데이터 장악력 가속화...전국통합 관리

      2021.06.20 15:29   수정 : 2021.06.20 15:29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이 자국에서 생산되는 데이터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는 작업을 가속화하고 있다. 미국 애플사와 테슬라의 데이터 통제권을 사실상 넘겨받은데 이어 중국에 산재해 있는 데이터센터를 하나로 묶어 관리하는 ‘전국데이터센터 통합시스템’의 형태도 갖춰 나가고 있다. 기업들 역시 3년 동안 1조4000억위안(약 246조원)에 달하는 신규 데이터센터를 건립키로 했다.



■기업, 3년간 246조원 데이터센터 건립
20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 소유의 통신사인 차이나유니콤은 60억위안(약 1조475조원)을 투입해 구이저우성 구이안 신구의 40만㎡ 면적에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 이곳엔 60만대 서버 수용이 가능한 3만2000랙(rack)이 들어서게 된다.


데이터센터는 컴퓨터 시스템과 통신장비, 저장장치인 스토리지 등이 설치된 시설을 말한다. 대기업의 경우 개별적인 인터넷데이터센터(IDC) 가지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지 않은 기업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위탁 관리하기 때문에 ‘서버호텔’이라고도 불린다.

차이나유니콤의 구이안 데이터센터는 중국 남서부와 화난 지역을 비롯한 중국 전역 인터넷기업, 금융보험업계, 대기업 등의 정보를 관리하게 된다. 차이나유니콤은 IDC, 클라우딩컴퓨터, 빅데이터 등 업무의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중국 국영기업인 남방전력망공사는 구이저우에 전국 서비스가 가능한 남방에너지데이터센터 구축을 시작했다. 투입되는 비용은 100억위안(약 1조7475억원)이다.

차이나텔레콤 톈이 클라우드의 중난 디지털산업단지 프로젝트는 1기에만 60억위안을 들여 1만6000개의 표준 IDC 캐비닛을 설치한다. 1기 가동 목표 시점은 2022년이다. 후난, 후베이, 장시, 광시, 안후이 등을 관할하게 된다.

중국 정보통신연구원(CAICT)은 향후 3년 동안 데이터센터 신설에 1조4000억위안(246조원)의 자금이 투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의 첫 인프라 공모 리츠(부동산투자신탁펀드) 시범 사업으로 데이터센터 투자금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CAICT는 관측했다.

중국 기업들이 이처럼 데이터센터 투자에 집중하는 것은 중국 정부의 과학기술 자립 정책을 밑거름으로 하고 있다.

중국 최고 의사결정기관이자 집행기관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는 올해 3월 14차5개년(2021~2025년) 경제·사회발전계획과 2035년 중장기 요강을 제시하면서 ‘차세대 정보 인프라 건설 강화’를 지시했다. 여기엔 전국 데이터센터 통합시스템 구축 가속화도 담겼다.


■징진지 등 8곳 데이터거점 개발
이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는 이달 17일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공신부, 국가에너지국 등과 함께 전국 데이터센터 건설과 발전을 총괄 기획하는 내용의 ‘전국 데이터센터 통합 혁신시스템 허브 방안’을 공개했다.

징진지(베이징·톈진·허베이), 창장 삼각주, 웨강아오대만구, 청위(청두와 충칭) 구이저우, 네이멍구자치구, 간쑤성, 닝샤 등 8개 지역에 전국통합산술네트워크 국가거점을 세운다는 것이 골자다. 이 8개 허브 노드(데이터 종점)는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개발하고 데이터센터와 네트워크, 클라우딩컴퓨터, 빅데이터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또 중국 동부지역의 데이터를 서부지역으로 가져와 처리하는(동수서산)의 지점이 되며 컴퓨터 리소스의 이전, 동서 전력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해결도 맡게 된다.

중국 정부가 데이터 장악력 강화는 자국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뉴욕 타임스는 애플사가 중국 구이저우와 네이멍구 데이터센터 통제권을 중국 정부에게 넘겨줬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중국에서 운전자 데이터 유출 논란이 발생하자, 중국 내에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했다.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지난 10일 데이터보안법을 통과시키며 데이터에 대한 감독을 공고히했다.
모두 55조항으로 이뤄진 데이터보안법은 중국에서 수집하거나 생산한 데이터의 외국 반출을 차단하고 위반 시 강력 처벌한다는 내용이다. 주요 데이터의 해외 반출을 금지한 기존 인터넷안전법과 달리 모든 데이터의 수집부터, 저장, 전송, 가공, 공유 등 전 과정을 중국 정부가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중국 매체 금융계는 “앞으로 몇 년 동안 전국 일체형 데이터센터 중심의 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8개 지역에 데이터센터 거점을 빠르게 배치하고 관련 기업들이 투자에 나서면서 데이터 사업도 안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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