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통보에 “사귀던 중 前남친과 성관계 폭로" 협박 20대 벌금형
2021.06.23 06:01
수정 : 2021.06.23 10:0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로부터 이별을 통보 받자 자신과 사귀던 중 헤어진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한 사실을 주변에 퍼뜨리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에게 벌금형이 선고됐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임광호 부장판사)은 협박 혐의로 기소된 A씨(28)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4월부터 사귀던 피해자 B씨(24)가 전 남자친구와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자 A씨는 B씨가 자신과 사귀던 중 헤어진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을 대학교 익명게시판 등에 게시하겠다고 전화와 문자를 통해 협박하고 실제 이러한 내용의 글을 익명 게시판에 게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B씨가 피고인과 사귀던 중 전 남자친구와 성관계를 했다는 사실을 익명 게시판에 게시하겠다는 취지의 말이 협박죄에서 '해악의 고지'에 해당하지 않고, 게시 행위의 대상이 특정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의 발언은 의사결정에 따라 언제든지 실행될 수 있는 '구체적인' 해악의 고지이고 피해자에게 공포심을 일으키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교제하던 피해자와의 관계에서 고민하고 분노했을 여지는 있어 보이나, 사랑은 사라지고 치졸한 협박만이 남은 상황을 만든 데에 대한 책임은 크다"며 1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