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문재인 정부 ‘정치방역·백신구걸외교’ 맹공
2021.06.29 11:39
수정 : 2021.06.29 11:47기사원문
[제주=좌승훈 기자]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에 대해 “정권홍보에 이용했고, 백신 확보를 위해 구걸외교를 했으며, 정치방역에 치우치면서 뒤쳐진 집단방역의 현실에 직면했다”며 날을 세웠다, 아울러 “마치 전쟁이 언제 터질지 모르기에 상비군(常備軍)을 두고 있는 것처럼, 코로나19 방역에도 상비체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델타보다 더 센 '델타플러스' 우려
원 지사는 29일 오전 제주연구원 주최로 제주시 메종글래드호텔에서 열린 '제50회 제주미래포럼' 기조사에서 “당장 인도발 주요 변이인 델타도 비상인데, 이보다 더 센 델타플러스가 우려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원 지사는 또 “코로나19 발생 초기 정치권에서는 ‘방역의 기선을 잡았다’, ‘터널의 끝이 보인다’는 식으로, 의료인들의 헌신과 시민들의 협조로 이뤄낸 K방역의 성과를 정권 홍보에 이용하는데 치중한 점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정작 중요한 백신 개발과 확보는 소홀히 하는 바람에 ‘구걸 외교’의 낯 뜨거운 모습과 뒤쳐진 집단방역의 현실에 직면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전문가들의 과학적 의견을 무시하고 ‘정치방역’에 치우친 데 있다”며 “느닷없는 ‘탈원전’에서 보듯 전문가들을 경시하는 것은 문재인 정권의 특징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과학이 돌아왔다’며 과학기술계의 국가적 위상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두 정권의 코로나19 방역을 비교했다.
또 “진정한 방역의 미래를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과학방역’의 기본부터 다져나가야 한다”며 “저는 국정 전반에 과학을 중심에 두겠다고 했는데, 외교와 국방 등 모든 영역에 과학 중시 태세를 갖춰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와 함께 “제주도민 인구는 70만명가량이지만, 제주를 찾는 관광객 등을 감안하면, 300만명 규모의 대도시와 맞먹는 ‘방역 스트레스’를 겪고 있는 셈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면서 코로나19 방역을 하며 느낀 바로 “상비체제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 블록체인 기반 제주방역체계 소개
원 지사는 “오늘 주제 발표를 하는 정재훈 가천대 교수님도 정확한 예측은 어려운 만큼 이보다 중요한 것은 대응능력 확보라고 강조했다”며 “제주도와 카이스트는 올 2월부터 백신접종센터에 이동형 음압병동을 설치한 것을 비롯해 첨단 기술을 적용한 방역체제를 구축하고 있다”고 피력했다.
원 지사는 미래 전략적 산업으로서 바이오·헬스산업 육성도 강조했다.
원 지사는 “오늘 이 자리에 함께한 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님은 팬데믹 시대를 맞아 의과학과 정보과학이 결합하며 거둔 놀라운 성과와 그것이 스마트시티의 요건이 된다고 말씀하셨는데 동의한다”며 “제주는 블록체인과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지난해 12월부터 제주형 전자출입명부인 ‘제주안심코드’를 본격 도입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는 이미 전기자동차와 재생에너지에 이르기까지 녹색산업에 있어서는 대한민국에서 제일 앞서 있는 만큼 첨단 바이오와 헬스케어 허브산업이 쌍두마차 격으로 들어선다면, 대한민국에서 제일 깨끗하고 안전하며 스마트한 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포럼에는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인공지능빅데이터융합센터장, 최재욱 고려대 의과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배충식 KAIST 코로나 대응 과학기술뉴딜사업단장,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참석했다. 김주한 서울대 의료정보학과 교수, 고규영 KAIST 의과학대학원 교수,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 기자는 화상으로 참여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