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토론배틀로 탁현민 트라우마 완전히 날렸다"

      2021.07.04 06:00   수정 : 2021.07.04 0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목소리에는 피곤함이 배어있었지만 자신감이 넘쳤다.

지난 2일 경기도 분당 판교에서 청년토론배틀을 마친 이 대표 주변에는 사진을 찍고, 응원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다수 포착됐다.

이 대표는 "3년 전 바른미래당 때 손학규 대표와 왔었는데 그때랑 분위기가 다르다"며 웃었다.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흥행으로, 당에 새 바람을 불러오고 있다는 평가 속에 이 대표는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을 꺼내들었다.

이 대표는 이날 파이낸셜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토론배틀로 탁현민 트라우마를 완전히 날려버렸다"며 "탁현민이란 전략가가 있어서 우리가 지고 있었다는 말도 안되는 프레임과 피해의식을 이번 토론배틀이 완전히 깨버렸다"고 강조했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힌 이 대표는 "생각보다 정치 현안에 대해선 얘기를 잘안한다"며 "정책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재명의 기본소득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고 말씀하셨다. 생각보다 큰 판을 읽고 계신 분이라서 정책에 대한 관점에서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지난 4년간의 행보에 대해 이 대표는 "박근혜 2년차 때 소위 십상시와 앉아있으면서 '우리는 왜 정권 받고 2년차까지 종북타령만 하다 끝났냐'고 했다"며 "그때와 비슷한 문제점이 문재인 정부는 왜 원사이드 하게 대선을 이겨놓고는 적폐청산이란 구호에만 몰두했는가"라고 지적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심형준 정치부장

-현장 분위기가 좋다.

▲3년전 바른미래당 때 손학규 대표와 왔었는데 그때랑 분위기가 다르다.

-더불어민주당이 경선룰을 놓고 혼란스러운데, 국민의힘은 어떤가.

▲송영길 대표는 상당히 진취적이고 개혁적이라고 의지도 있으시다. 송 대표께서 오히려 정치를 오래했지만 부동산 의혹과 관련해 의원 12명에 탈당 권유하며 생색내실 때 이 정도 결말을 예상치 못하셨느냐라고 여쭙고 싶다. 경선룰 싸움나는 것을 보면 송 대표의 악의가 전혀 없었지만 결국 희한한 다툼이 벌어졌다. 저는 오히려 저한테 많은 사람들이 경험부족을 의심했지만 당장 우리 당 원내 분위기는 갈수록 좋아진다.

-토론배틀이 꽤 흥행하면서 다른 방향을 제시할 것 같다.

▲이번 토론배틀로 종편패널 분들이 가장 긴장할 것이다. 연줄이나 보좌관 경력, 언론경력으로 알음알음 들어와서 용돈벌고 있는 건데 당장 정당에서 실력있는 사람들에 대해 방송사들이 협조 요청할 것이다.

-어떠한 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나.

▲보수진영에 있는 사람들이 탁현민 비서관을 바라보면서 뛰어난 기획자라고 했을 때 나는 일관되게 저분이 방송국에 가면 우수한 PD가 안될 것이라고 얘기해왔다. 감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 쪽에 안 왔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호가호위하는 것이다. 이제 탁현민 트라우마를 완전히 날려버렸다. 탁현민이란 전략가가 있어서 우리가 지고 있었다는 말도 안되는 프레임과 피해의식을 이번 토론배틀이 완전히 깼다. 양정철 전 민주연구원장 같은 사람이 나타나 우리 선거를 망가뜨리지 않을까 하는 그런 망상을 무너뜨린 것이라 본다.

-문재인 정부도 이제 8개월 남았는데 공과를 평가한다면.

▲박근혜 정부 2년차 때 소위 십상시와 앉아 있으면서 '우리는 왜 정권 받고 2년차까지 종북타령만 하다 끝났냐'고 했다. 그러고 정작 2년차 되니까 4월에 세월호가 터지면서 동력을 상실했다. 그때와 비슷한 문제점이, 왜 문재인 정부는 원사이드 하게 대선을 이겨놓고는 적폐청산이란 구호에 몰두했는가.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너무 쉽게 지지율 올리는 방법에 몰두한게 문재인 정부의 패착이었다. 반일과 적폐청산만 앞세우면 일정 정도의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한 것이 그들의 실패한 학습효과다.

-이재명 지사의 기본소득은 어떻게 평가하나.

▲이재명이란 사람의 기본소득 이야기는 과거에 성남시장할 때 세수상황이 풍족해 'A도 B도 해줄게'하면서 나오기 시작했다. 일반 정치인은 A, B 둘 중 선택해야 하는데 이재명은 잉여세제를 이용해 굉장한 무상시리즈를 이것도 저것도 했다. 기본소득도 맞춤형 복지에 더한다는 것인데, 이건 철학의 빈곤이다. 기본소득은 여러 복지행정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통합하면서 가야하는데 그 기본을 깨고 있는 것이다.

-기본소득 논쟁은 여야 모두에서 계속되고 있다.

▲복지에 이것 저것까지 해주면 '고맙네'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게 영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저희가 보여줘야 한다.

-이재명 지사가 중도 쪽으로 비중을 높였다는 얘기도 있다.

▲사람이 어떤 정책을 세우고 아젠다를 소화하려면 굉장한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 이재명 본인의 주 정책은 분배이고 복지다. 그 상황 속에서 그 사람이 성장담론을 말하면 '넌 이거 하고 깍두기로 넣겠다'는 것이다. 이재명의 성장담론이란 것은 제가 봤을 때 그다지 호응을 살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

-국민들 기대도 많은데 향후 정치 행보 고민은.

▲저는 우선 지역구 당선이 목표다. 36살에 제가 당대표를 성공적으로 하면서 정권을 창출하면 대한민국 누구도 가보지 않은 커리어를 개척해야 한다. 나중에 무슨 직이라기 보다 국가를 위해 말하고 머리를 굴리는 시점이 왔으면 좋겠다. 10년간 민주당이랑 싸웠는데 성공적으로 당대표를 마치면 외교 안보 통일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싶다. 우리 당 대선후보가 당선되지 못한다면 잠시 머리 좀 식혀야겠다.

-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나.

▲정치가 연공서열과 기득권에 덜 기댔으면 좋겠다. 정치가 실제로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행동을 할 사람을 우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지금도 경쟁선발하고 있지만 공정함의 방식을 도입해서 운영해야 한다.
대선캠프나 전당대회를 보면 몇백명이 이름 올리고 패거리 정치, 세력 정치하지 않나. 그런 것은 빨리 없어져야 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전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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