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체수소 VS. 부피 800배↓액화수소…수소 저장·유통 경쟁

      2021.07.05 18:12   수정 : 2021.07.05 18:12기사원문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수소 사업 진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수소 유통·저장 시장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8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수소 유통·저장 시장은 수소 생태계 구축에 속도가 붙으면서 급속히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기체 상태로 수소를 압축해 저장하는 기술이 상용화된 상황에서 부피를 800배나 줄일 수 있는 액화수소 저장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면서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와 저공해차 통합 누리집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63곳의 수소충전소가 운영되고 있다. 모두 기체 형태로 수소를 저장한 뒤 공급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수소 저장 방식은 '기체'와 '액체'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액화수소가 부피, 충전 효율 등 면에서 장점이 크지만, 기체 수소 방식보다 난이도가 높은 기술 탓에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기체 수소 저장기술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강철, 알루미늄 등 금속으로 제작된 '타입(tpye) 1'부터 시작해 '타입 4'까지 개발됐다. 마지막 단계인 타입4는 플라스틱 등 비금속 소재에 탄소섬유 복합 재료를 감아 용기 전체를 보강한다. 타입4는 무게, 내구성 모두 가장 뛰어나 많은 수소를 저장하면서도 운송 비용까지 줄일 수 있다. 한화솔루션, 일진하이솔루스, 롯데케미칼 등이 타입4 용기를 이용한 튜브 트레일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수소를 압축해 500~700bar(대기압)을 견디는 기술을 개발·적용하고 있다.

반면 액화수소 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 저장·유통 기술의 다음 단계로 평가된다. 액화수소의 강점은 작은 부피와 빠른 충전이다. 액화수소는 기체수소에 비해 부피가 800배나 작다. 실제로 기체 수소충전소는 부지 약 250평이 필요하지만, 액화수소충선소는 3분의 1 정도인 약 80평이면 충분하다. 이 때문에 땅값이 비싼 도심에 설치하기 용이하다.

충전 속도도 1분 30초로, 휘발유 주유 속도와 비슷하다. 액화수소가 기화하면서 압력이 상승해 충전 속도가 빠르다. 기체수소 충전 속도는 약 10분 정도 걸린다.

하지만 온도가 낮은 탓에 기술적 장벽이 높다. 수소를 액화하려면 마이너스 253도를 유지해야 한다. 낮은 온도를 견디고 유지하는 저장 탱크가 필수적이다. 관련 기술이 존재하지만, 아직은 상용화 전 단계다.
SK E&S, 효성은 2023년, GS칼텍스는 2024년 액화수소 생산을 목표로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이다. 액화수소 생산이 본격화된 이후 두 방식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체수소 사업자는 액화수소가 상용화되기 이전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보고 있지만 반대로 액화수소를 추진하는 기업은 액화수소가 빠르게 수소 생태계를 장악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면서 "두 방식이 공존할지 아니면 액화수소가 빠르게 수소 생태계를 잠식해 나갈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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