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병원 박대근 교수, "비만대사수술은 비만 치료 '끝이 아닌 시작'"
2021.07.06 16:00
수정 : 2021.07.06 16: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 2019년 1월 비만대사수술이 건강보험 적용되면서 국내에서도 관련 수술이 1000여건 이상 시행됐다. 그동안 서양인의 전유물로만 알려진 비만대사수술이 대중화되고 보편화된 것이다.
비만대사수술의 건강보험 적응증은 체질량지수(BMI)가 35kg/㎡ 이상이거나, BMI가 30kg/㎡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수면 무호흡증, 관절질환, 심혈관질환, 천식 등 비만 관련 합병증이 있는 경우다.
경희대병원 위장관외과 박대근 교수는 6일 "비만대사수술의 건강보험 적용으로 그 기준에 해당하는 30~40대 여성 환자들이 최근 진료실을 많이 찾고 있다"면서 "서양인들은 고도비만이 대부분이지만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들은 복부비만이 많으며, 내장지방이 두꺼워 수술 난이도가 높고 합병증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라 수술 이후 세심한 관찰과 교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하며 "특히 기존 여타 비만 치료로도 해결되지 않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이 진행되는 만큼 단순한 숫자에 기인한 체중조절보다는 동반 질환, 수술 후 삶의 질 등 모든 것을 고려해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위절제술, 체중 감량 효과 높지만 심한 역류성 식도염 환자는 피해야
비만대사수술은 위를 잘라내는 절제술과 음식물이 내려가는 경로를 바꿔 주는 우회술로 크게 구분된다. 위절제술(위소매절제술)은 위의 용적을 잘라내 음식 저장 공간을 줄이는 이른바 섭취 제한 술식이다. 음식 섭취량을 줄이고 위에서 나오는 식이조절 호르몬 분비를 억제함으로써 위암 발생빈도가 높은 우리나라 환자에 적절한 방법이다. 음식이 내려가는 길이 바뀌지 않고 수술이 비교적 간단하지만, 위가 좁아지는 구조적인 문제로 기존 역류성 식도염이 심한 환자의 경우 절제술은 추천하지 않는다.
위우회술(루와이 위우회술)은 위의 용적을 줄여주기도 하나 일반적으로 음식이 내려가는 길을 바꿔 주는 방법이다. 즉 십이지장에서 상부 소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하부소장으로 직결, 상부소장에서 흡수되는 양을 줄여 체중을 감량하도록 돕는다. 일반적으로 당뇨 및 다낭성난소질환, 다발성관절증 등 동반 질환이 많은 환자에서 고려된다. 체중 감량과 함께 이들 질환 치료에도 우수한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수술 이후 위내시경 검진에 부담을 느끼는 환자들은 피해야 한다. 위내시경이 어려운 구조로 변경되었기 때문이다. 또 음식이 내려가는 길이 바뀌면서 생기는 영양학적 문제, 교정되지 않은 빈혈, 단백질 부족, 하부통증 등이 생길 수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
■성공적 수술 대비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 '인증의' 확인 필수
비만대사수술은 해부학적으로 구조가 바뀌는 수술이기에 수술 이후 변화된 교정이 필요하고 수술 난이도도 높다. 그만큼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합병증이나 부작용에 잘 대처하고 관리하는 전문의를 필요로 한다. 이에 대한비만대사외과학회는 비만대사수술 인증의 제도를 마련, 시행하고 있다. 일정수준 이상의 수술 건수를 보유하고 있으며 수술경험이 풍부한 외과 의사들을 대상으로 '인증의'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수술 뿐 만 아니라 수술 후 합병증, 경과 관리 등을 포괄적으로 인정하는 제도다. 따라서 비만대사수술을 고려하고 있는 환자들은 성공적인 수술 및 평생 관리를 위해 '인증의' 확인이 필요하다.
박대근 교수는 "상담을 통해 환자들의 기저질환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혈액검사를 비롯해 위내시경, 복부초음파 등의 검사를 거쳐 수술시행 여부를 결정하고 수술 방법을 조언하지만 결국 최종 결정은 환자의 몫"이라며 "동반 질환, 가족력 등을 고려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결정해야 후회가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비만대사수술은 비만 치료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며 "인증의 제도를 적극 활용해 수술은 물론 수술 후에도 지속적으로 관리받을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hsk@fnnews.com 홍석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