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하반기 경제 탄탄한 회복? 실제 지표와는 온도차
2021.07.07 14:16
수정 : 2021.07.07 14:16기사원문
【베이징=정지우 특파원】중국 경제 전문가들이 올해 하반기에도 중국 경제가 탄탄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내수 경제가 살아나고 재정지출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 점이 판단의 배경이다. 다만 이런 전망은 실제 통계 지표와는 다소 온도차가 난다.
7일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주젠팡 중신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하반기 중국 경제가 내부 성장을 동력 삼아 안정적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제조업 투자, 서비스 소비, 상품 수출 등이 호조를 보이고 요식업, 관광업, 호텔, 항공, 자동차 등도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리쉰레이 중타이 주석 이코노미스트는 14차5개년 경제·사회 계획(2021~2025년)으로 대규모 프로젝트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이라며 투자 진행 속도도 상반기보다 빠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중국 정부가 특별채권 발행을 통해 적극적 재정정책을 펼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주젠팡 이코노미스트는 “일반적으로 재정정책의 기본 방향은 연중 크게 바뀌지 않는다”면서 “지방 특별 채권 발행이 하반기에 빠르게 이뤄져 지방 정부의 중대 투자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통화정책의 경우 뚜렷한 긴축이나 완화정책을 펼치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신화통신은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소를 인용, “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경제 회복이 불충분하고 불균형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면서 “이는 성급히 긴축 정책을 펼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전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달 28일 2·4분기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급격한 금융정책을 피하면서 적정한 유동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실제 통계는 이 같은 긍정적 전망과는 거리가 있다. 우선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PMI 수치는 50보다 크면 경기 확장을, 작으면 경기 위축을 각각 뜻한다. 전월과 비교해 해당 업종의 경기가 어떤 상태에 놓였는지를 판단하는데 사용한다.
6월 중국 제조업PMI는 전달 51.0보다 소폭 낮아진 50.9로 집계되면서 여전히 50 이상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3월 51.9 이후 지속해서 하락하는 추세다. 같은 기간 소기업 PMI는 49.1로 이미 기준선을 넘어서지 못했다.
반면 5월 중국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008년 이후 13년 만에 가장 높은 9.0%로 집계됐다. PPI는 생산자나 수입업자의 판매 가격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상품의 수요 비해 공급이 줄어들면 출고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공급 감소와 물가상승은 전형적인 인플레이션 전조 증상으로 꼽힌다. PPI는 3~6개월 후의 경기흐름을 예상하는 대표적인 경기선행지수다.
주요 외신은 “수요 증가와 공급 감소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해 세계적 인플레이션 우려를 자극하고 있다”며 “생산자들이 높은 가격을 유통업자에게 전가할 수 있어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PPI 상승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의 위험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5월 산업생산, 소매판매, 고정자산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중국은 소비활성화를 내수성장의 첫 단추로 보고 있다. 내수가 돌아야 공장 가동이 확대되고 투자도 늘어나는 등 선순환이 될 것이라는 논리다. 그러나 소비는 중국 기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당장 6월 단오절 연휴기간(12~14일) 소비는 8913만명에 그쳤다. 전망치는 1억명 이상이었다.
특별채권은 주로 지방의 도로, 교량 등 인프라 건설에 쓰여 경제에 활력을 주고 고용을 창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특별채권을 많이 발행하면 부채가 증가한다는 부작용도 가지고 있다.
중국 사회과학 금융연구소는 올해 3월 펴낸 ‘중국 금융 2020’보고서에서 “세계 주요국의 확장적 재정 정책에 따라 금리가 역사적 저점 수준에 머무르고 중국의 부채 비율은 역사적 고점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중국 안팎의 전문기관들이 전망하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8.5%다. 중국은 1·4분기 경제성장률은 18.3%를 기록했지만 2·4분기 8%, 3·4분기 6.2%, 4·4분기 5%까지 낮아지면서 이 수치로 귀결될 것으로 내다봤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