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로 주춤한 뉴욕증시…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2021.07.09 18:15
수정 : 2021.07.09 18:1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주식으로 보는 경제’입니다. 이번 7월 3주차에는 FOMC 의사록 공개로 환호했지만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일제히 하락한 뉴욕 증시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이번 주는 중국 최대 차량공유 서비스 회사 ‘디디추싱’을 특징주로 선정했습니다.
■델타 변이로 조기 긴축 전망 줄어들 것
현지시간 7일 뉴욕증시는 6월 FOMC 의사록과 그에 따른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했습니다. 이날 공개된 의사록에 따르면 지난달 15~16일 열린 FOMC 정례회의에서 대다수 위원은 아직은 자산 매입프로그램을 축소할 여건이 마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몇몇 참석자들은 자산 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할 여건이 이전 회의에서 예상한 것보다 더 일찍 충족될 것으로 예상했다"고 밝혔습니다.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위원들은 "다가오는 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위원회의 목표에 대한 경제적 진전을 평가하고, 자산 매입의 경로와 구성을 조정하기 위한 계획을 논의하기 시작하자는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의 결과에 시장은 별다른 반응이 없었습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이날 FOMC 의사록 발표 전에 이미 장중 1.30% 아래로 떨어졌으며 FOMC 의사록 발표 이후에도 하락세를 유지했습니다. 달러 역시 의사록 발표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 전문가들은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하기 때문에 정책이 예상보다 일찍 긴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완화됐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코로나19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플레이션과 성장세가 예상만큼 빠르게 회복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합니다. 일본 정부는 도쿄 지역에 올림픽 기간을 포함해 오는 12일부터 내달 22일까지 4번째 긴급사태를 발효하기로 했습니다. 미국도 24개 주(州)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소 1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의 주간 실업 지표도 부진했습니다. 미 노동부는 지난 3일로 끝난 한 주간 실업보험 청구자 수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주보다 2000명 늘어난 37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전문가 예상치 35만 명보다 2만명 이상 많은 수준입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전날보다 0.03%포인트 하락한 연 1.30%로 마감했습니다. 연내 2.0%를 넘어설 것이라던 시장 예상과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이날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003년 이후 처음으로 ‘2%’로 상향해 완화적 통화 정책을 유지키로 했습니다. 이에 당분간 미국 내 조기 긴축 전망은 줄어들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
이번 주는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차량공유업체 디디추싱을 특징주로 선정했습니다.
현지시간 8일 디디추싱은 전 거래일보다 0.70 달러(5.88%) 하락한 11.21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로써 디디추싱의 주가는 사흘새 30% 이상 폭락하면서 공모가 14달러를 한참 밑돌고 있습니다. 지난 6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19.6% 떨어진 12.49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장중 한때 25%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중국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이자 택시 애플리케이션인 디디추싱은 지난달 30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습니다. 디디추싱은 공모가를 14달러로 책정하며 기업공개(IPO)를 통해 약 44억달러의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지난 2일 종가를 기준으로 디디추싱의 시가총액은 무려 2978억달러, 약 338조원을 기록했습니다. 2014년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250억 달러를 조달한 이후 가장 기대를 받는 IPO 기업입니다.
디디추싱은 모바일 앱을 통해 가까운 곳에 있는 가맹 택시나 개인 자가용 차량을 배차해 주는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으로 '중국판 우버'로 불립니다. '로보택시'로 불리는 자율주행 택시 사업에도 뛰어들었습니다. 지난해 6월부터 상하이 자딩 시범 구역에서 로보택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 디디추싱은 2030년까지 100만대의 자율주행 차량을 운영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미국과 갈등을 벌이고 있는 중국 당국이 디디추싱에 대해 강한 압박을 넣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4월에 상장을 포기하라고 요구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이런 경고에도 디디추싱이 뉴욕행을 고수하자 당국은 상장 직후 국가안보 관련 조사에 착수하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상장 이틀 뒤인 지난 2일 국가안보를 이유로 디디추싱에 대한 심사를 개시하면서 신규 회원 모집을 금지시켰습니다. 4일에는 개인정보 수집 법령 위반으로 중국 내 모든 앱 장터에서 디디추싱 앱을 내리도록 했습니다. 더 나아가 중국 기술기업이 해외에 상장할 때, 정부의 허가를 얻을 것을 의무화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증시 상장을 추진해 온 중국 기업들이 상장 계획을 연기하거나 홍콩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차이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음 주 이벤트
다음 주에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 연준 베이지북 공개 등이 예정돼 있습니다.
7월 13일에는 6월 CPI 발표가 있습니다. CPI가 전달보다는 소폭 낮아졌을 것이란 게 시장의 관측이지만, 예상보다 높을 경우 또다시 조기 긴축 우려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장 예측을 밑돌면 긴축 우려가 후퇴하면서 새로운 주가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7월 14일에는 베이지북이 공개됩니다. 베이지북은 FOMC에 참석하는 통화정책 위원들이 경기 상황을 판단하는 기초 자료입니다. 이달 27~28일의 FOMC 정례회의를 앞두고 연준이 현재의 경기 상태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