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릭스미스, 운명 가를 ‘주총’ 개최…소액주주 표심 향방 주목

      2021.07.14 12:25   수정 : 2021.07.14 12:2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헬릭스미스의 운명을 결정짓는 임시주주총회가 막을 열었다. 경영권 분쟁을 둘러싼 소액주주들과 경영진과의 갈등이 극에 달한 만큼 이번 주총에 양측 모두 사활을 걸고 총력을 다하고 있다.

14일 오전 8시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 앞에는 임시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한 소액주주들의 행렬이 줄을 이었다.

이날 주총은 코로나19 방역 지침으로 직원과 주주들이 합쳐 50명만 입장이 가능한 만큼 오전 6시부터 주총 입장을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주총이 시작되기 30여분 전에는 번호표 발권과 입장 문제, 카메라 촬영, 용역 고용 등으로 일부 주주와 사측 간의 큰소리가 오고 갔고 경찰이 출동해 상황을 정리하기도 했다.

이후 헬릭스미스 소액주주 비상대책위원회 핵심 인물 3명과 비대위가 추천한 이사 후보진 몇명이 위임장을 들고 먼저 입장키로 했고, 주주들도 오전 9시 전후로 7층 주총장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사전 전자투표도 진행됐지만 비대위에서 6000장이나 되는 위임장을 대거 들고 온 만큼 오후 3~4시쯤 위임장 집계가 끝난 후 본격적인 주총이 시작될 전망이다. 오후 12시 5분 현재 위임장 총 6435장 332번 확인이 진행 중이다.
양측은 위임장 중복과 유효성 여부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다.

이번 임시주총은 경영권 분쟁을 겪는 헬릭스미스와 비대위의 운명을 결판 짓는 중요한 자리다. 비대위는 2019년부터 시작된 헬릭스미스의 주가 급락, 유전자 치료제 '엔젠시스'의 임상 지연, 대규모 유상증자, 고위험 사모펀드 투자 악재 등을 이유로 들어 경영진들의 해임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는 전체 발행주식의 48%에 달하는 위임장을 확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임시주총 주요 안건으로 김선영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해임과 유승신 대표이사 겸 사내이사 해임이 상정돼 있다. 이외에도 사내이사, 사외이사를 해임하고 비대위가 추천한 사내이사와 사외이사들을 선임하는 안건도 상정했다. 모든 안건이 통과되면 김선영·유승신 대표를 포함한 이사진 6명이 해임되고 새로운 이사진 7명이 선임된다.

비대위가 김 대표의 해임을 요구하고 나선 건 지난 2019년부터 시작된 주가 급락 때문이다. 믿었던 ‘엔젠시스’의 임상이 지연되고 대규모 유상증자, 고위험 사모펀드 투자 등 악재가 이어지면서 김 대표에 대한 주주들의 신뢰는 크게 떨어진 상태다,
헬릭스미스는 국내 1호 바이오벤처 기업이자 국내 1호 기술특례 상장 기업이다. 2019년 3월 13일 31만2200원을 찍는 등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2019년 9월 엔젠시스의 당뇨병성 신경병증(DPN) 임상 3-1상이 실패하면서 주가는 폭락했고 현재 3만2450원대에 그치고 있다.

이번 주총의 핵심 쟁점은 ‘엔젠시스’의 글로벌 임상을 성공 여부다. 현 경영진은 엔젠시스의 DPN 미국 임상 3-2상에서 투약 시작을 기준으로 43명 등록에 도달했다며 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비대위는 엔젠시스의 라이선스 아웃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측 자문변호사인 배진한 변호사는 지난 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바이오마린의 사례를 볼 때 유전자치료제가 효능 검사를 마치고도 승인이 어렵다”고 주장했다.

김 대표 등 특수관계자가 보유한 헬릭스미스 지분은 총 7.26%(1분기 보고서 기준)에 불과한 만큼 변수는 55%에 달하는 기타 소액주주들의 표심이다.

다만 임시 주총을 앞두고 비대위의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엔젠시스 라이센스 아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을 가진 주주들도 늘어나고 있어 끝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외부 전략적투자자(SI)와 재무적투자자(FI)의 실체도 드러나지 않고 있어 표대결은 박빙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까지 양측은 서로의 승리를 예상하고 있다.

한편 주총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현 경영진과 비대위는 임시주총 결의 무효 및 취소소송을 제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는 이날 오후 6시가 넘어야 나올 예정이다.

kmk@fnnews.com 김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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