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화폐 속도전… ECB '디지털 유로화' 프로젝트 착수

      2021.07.15 18:36   수정 : 2021.07.15 18:36기사원문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화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도 디지털 달러 도입을 위한 연구보고서를 9월 초에 공개하기로 했다.

ECB 이사회는 14일(현지시간) 디지털 유로화 발행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공식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디지털 유로화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시민들이 상업은행이 아닌 ECB에 화폐와 동전에 해당하는 디지털 화폐를 보관하는 디지털 지갑과 같은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우리의 목표는 디지털 시대에 시민들과 기업들이 가장 안전한 형태의 통화인 중앙은행 통화에 계속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CB는 먼저 디지털 유로화 설계를 위한 2년간의 조사작업에 착수한다. 은행, 소비자를 아우르는 이해 당사자 간 논의를 진행해, 디지털 유로화의 원형을 만들고, 개념을 구상할 계획이다.

이어 유럽 의회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유로그룹 등 관계기관과 함께 필요한 법제화 작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이들 기관은 혁신적 금융 부문과 안정적 결제 시스템을 위해 디지털 유로화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고 ECB는 설명했다.

ECB는 또 ECB 대신 디지털 지갑 서비스를 제공할 은행과 핀테크 회사의 역할도 정의할 방침이다.

파비오 파네타 ECB 이사는 이날 블로그에 올린 글에서 "코로나19 팬데믹은 디지털화가 얼마나 빠르게 진행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파네타 이사는 "디지털화는 결제방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디지털로 온라인에서 구매한다"며 "현금의 결제 수단으로서 역할은 감소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은 이런 진전을 무시할 수 없다. 공공재로서 통화공급은 중앙은행의 주된 임무이며, 중앙은행은 변화의 속도에 발맞춰 대담해져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미 연준은 디지털 연구와 관련한 광범위한 조사를 거쳐 9월 초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공개할 전망이다. 보고서에는 결제, 금융 수용성, 데이터 개인정보 보호, 정보 보안 문제와 관련한 다양한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14일 미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즉 디지털 달러가 발행된다면 암호화폐는 필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미국의 디지털화폐가 생긴다면 스테이블코인도, 가상화폐도 필요 없어질 것"이라며 "이것이 디지털화폐에 찬성하는 강한 논거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테이블코인이란 기존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법정화폐 가치에 연동하도록 설계된 통화다.
또한 파월 의장은 미국이 기축통화 보유국이라는 점에서 디지털달러 도입을 서두르기보다는 "올바로 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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