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전이된 92세 담낭암환자, 수술로 암세포 완전 제거
2021.07.18 15:44
수정 : 2021.07.18 15:4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부산 온종합병원은 통합소화기센터 박광민 센터장(전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 교수)이 간 전이된 92세 담낭암 환자 수술에 성공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사례는 국내에서 최고령 담낭암 환자 수술 성공 케이스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온종합병원은 "올해 실제나이 92세인 H할머니가 지난 6월 28일 담낭암 수술을 받고 현재 일반병실에서 건강하게 회복 중"이라고 밝혔다.
고혈압에다 17년 전 대장암 수술까지 받았던 H할머니는 최근 복부 불편감 증세를 보여 온종합병원 간담췌외과를 내원해 담낭 MRI, PET CT 등을 통해 담낭암으로 진단됐다. 게다가 할머니의 담낭암은 이미 간으로 전이된 상태였다. 수술 외에는 다른 치료 방법이 없었다.
문제는 환자의 고령 나이였다. 전신마취 수술시 심장, 폐 등에 나타날 부담을 고려하면 환자나 의사 모두 쉽게 수술을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지금 수술을 하지 않으면 엄청난 통증에 시달리게 될 것이라는 주치의의 말을 듣고 환자 보호자측이 환자의 삶의 질을 고려해서 수술을 선택했다. 성공과 실패 확률은 반반이었다.
박 센터장은 할머니의 건강 상태, 심폐 기능, 수술 후 회복세 등을 고려해 수술 시간을 최소화해서 마취 부담을 줄이는 데 수술의 초점을 맞췄다. 박 센터장은 H할머니를 개복하여 간 쐐기 절제술(liver wedge resection)과 담낭 절제술(cholecystectomy), 림프 절제술(lymph node dissection)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H할머니가 고령인 점을 염려한 박 센터장은 수술 시간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했고, 숙련된 마취과전문의의 도움으로 결국 1시간 30분 만에 수술을 끝냈다.
박 센터장은 "90세 이상의 고령자가 암으로 진단되면 전신마취 수술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를 망설이게 된다"며 "평균수명이 급격히 늘면서 H할머니처럼 고령 암 환자도 증가하고 있는 반면 수술기법과 마취기술 또한 급진전하고 있어 생을 포기하기보다는 극심한 말기암 통증 등 삶의 질을 고려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간담췌외과에서 27년간 1만례가 넘는 수술실적을 기록한 박 센터장은 지난해 3월 부산 온종합병원으로 옮겨 2021년 7월 현재 16개월 동안 간담췌 수술만 700례를 돌파했다. 특히 올해 초 지난 2005년 4기 간암을 진단받은 뒤 지금까지 모두 4차례 재발과 수술을 되풀이하면서 17년째 생존한 환자의 임상사례를 보고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최근엔 세계 최고 미국 의료진들이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포기한 30대 재미동포 여성 암환자가 박 센터장의 수술 결과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알고 지난 5월말 태평양을 건너와 수술 받고는 7월초 '암세포가 완전히 제거됐다'는 검사결과를 통보받고 퇴원해 미국으로 돌아가는 등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박 센터장은 "서울아산병원 외과 출신 의료진 3명을 중심으로, 의료진을 도와줄 전문간호사PA(5명), 병동간호사(16명)를 확보하는 등 온종합병원을 전국 최대의 간담췌 수술전문 병원으로 발돋움시켜 나갈 것"이라며 "특히 이달 초 서울아산병원과 진료협약을 체결함으로써 향후 두 병원 암 수술 노하우를 공유해 부산을 아시아 암수술 허브도시로 육성하는 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