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소마 발언, 日속내라면 큰 문제", 日 "文방일 90%였는데..."

      2021.07.20 16:10   수정 : 2021.07.20 16:10기사원문

【도쿄·서울=조은효 특파원 김나경 기자】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20일 한일 정상회담 무산과 관련, "(양국간)상당한 의견 접근이 있었으나 정상회담의 성과로 올릴 만큼 (협의가)완결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최 차관은 일본 방문을 위해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런 설명과 함께 소마 히로히사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부적절한 발언이 정상회담 불발에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선 "상당히 큰 장애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 역시 "18일까지 90% 정도로 회담이 실현되는 쪽이었는데 19일 분위기가 갑자기 달라졌다"(이날 요미우리신문)고 했다.



최 차관은 "발언의 본질은 입에 담을 수 없을 정도였고 게다가 그것이 그들의 소위 속내를 드러낸 것이라면 큰 문제"라며 "우리가 요구했듯 응당 조치가 곧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일본 외무성은 문재인 대통령의 한일관계 개선 구상에 대해 "자위행위를 하고 있다"고 말한 소마 총괄공사에 대한 인사이동를 검토하고 있다.
여름 정기 인사 때 교체로 가닥을 잡았으나 사실상 경질성 인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 차관은 이어서 이날 오후 4시부터 도쿄 미나토구 외무성 이쿠라 공관에서 모리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회담을 실시했다. 정상회담 불발 후 갖는 회담인 만큼 양국 관계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간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바로 다음날인 21일, 역시 도쿄에서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함께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를 실시한다. 한미일 3국 차관회의가 열리는 것은 2017년 10월 이후 약 4년 만이다. 한미일 3국간 북핵 공조방안 논의와 더불어 한일 갈등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에 한일 정상회담이 무산된 것과 관련 '성과'를 내세운 한국 정부와 '의례'에 집착한 일본 정부가 결국 타협점을 찾지 못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아사히신문은 20일 양측이 회담의 시간, 회담 의제를 놓고 줄다리기를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양측이 접점을 찾지 못한에 따라 '올림픽 외교'라는 좋은 기회도 살리지 못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사히는 "임기가 채 1년도 남지 않은 문재인 정권에서의 관계 개선은 이제 무리일 것"이라는 일본 정부 관계자 말을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대일 관계 개선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서훈 국가안보실장은 애초부터 방일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일부 보좌진이 방일 성과 확보를 강조하고 나섰고, 일본 측에 방일하지 않을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보여줌으로써 양보하도록 압박하는 전술을 구사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측은 수출규제를, 일본 측은 위안부 징용 피해자 문제를 앞세우면서 양측이 주요 의제를 놓고 대화를 주고 받는 가운데, 일본 외교관의 부적절한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한국이 강경한 태도로 선회한 것으로 일본 정부는 파악하고 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김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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