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120시간' '민란'..윤석열 잇단 실언에 신고식 호되게 치른다

      2021.07.21 08:30   수정 : 2021.07.21 08:30기사원문

야권 유력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최근 '대구 민란', '주 120시간 근무' 등의 발언으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윤 전 총장도 적극적으로 반박하면서 조기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한 질적 검증이 앞으로 더욱 혹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전 총장의 '주 120시간 근무' 발언이 대선 정국의 새로운 핵으로 떠올랐다.



윤 전 총장은 전날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스타트업 청년들을 만났더니 주52시간제도 시행에 예외 조항을 둬 근로자가 조건을 합의하거나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고 토로했다.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일제히 비판이 쏟아졌다.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김영배 최고위원), "노동을 바라보는 퇴행적인 인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강병원 최고위원), "국민 삶을 쥐어짜려는 윤석열의 현실 왜곡 악담이 개탄스럽다"(박용진 의원)는 지적이 쏟아졌다.

사태가 커지자 윤 전 총장은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고의 가치가 없다"며 주52시간 근무제도를 업종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그는 재차 입장문을 내고 "여당 정치인들은 현장의 목소리, 청년들의 고충에 귀 기울여 정책을 보완할 생각은 하지 않고 말의 취지는 외면한 채 꼬투리만 잡고 있다"고 반박했다.

보수의 중심지인 대구를 찾은 윤 전 총장이 대구를 치켜세우면서 불필요한 지역 논란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그는 전날 대구동산병원을 찾아 "우리나라 사람이 그런 얘기 많이 한다. ‘초기 확산이 대구 아니고 다른 지역이었다면 질서있는 처치나 진료가 안 되고 아마 민란부터 일어났을 거’라고 할 정도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한 봉쇄처럼 대구를 봉쇄해야 한다는 철없는 미친 소리까지 나오는 와중에 대구시민들의 상실감이 컸을 것"이라고 했다.

이소영 민주당 대변인은 "윤 후보의 발언은 질서 있게 진료와 처치에 협조했던 대구시민들의 시민의식을 드높이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으로 악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도 "그야말로 '억까(억지로 까기)' 정치의 대표"라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은 이 발언에 대해서는 아직 해명하지 않은 상태다.

'정치 신인 윤석열'이 현실 정치에 발 담그면서 겪는 신고식으로 치부하기에는 윤 전 총장이 현재 정치권에서 가지는 존재감이 너무나 크다.
특히 이번 발언은 지역감정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서 '외연확장'을 무기로 삼아야할 대권주자로서는 치명적인 실수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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