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이광철 청와대 사무실 9시간 압색…"임의제출 충분한지 검토"

      2021.07.21 21:28   수정 : 2021.07.21 21:2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의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청와대 사무실을 2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 비서관이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이었던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조작 및 외부 유출'에 관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다.

당사자인 이 비서관이 이날 청와대로 출근해 컴퓨터 내 자료 제출 등에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 수사팀은 "관련 자료를 청와대 측으로부터 임의제출 받아 영장에 기재된 대로 임의제출이 충분히 이뤄진 것인지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공수처는 전날 청와대의 이 비서관 사무실을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이 비서관이 출근하지 않아 진행하지 못했다.


청와대는 그간의 관례와 절차에 따라 이 비서관 관련 자료를 공수처에 '임의제출' 형식으로 넘겨 협조한다는 방침을 세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비서실 등은 보안 사항을 다루기 때문에 압수수색 영장의 집행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전날 이 비서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청와대도 임의제출 방식으로 압수수색하려 했지만 협조를 받지 못해 전날 오후 6시30분 청와대에서 철수했다.

공수처 측은 전날 청와대에서 철수하면서 "이광철 비서관의 청와대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으나 청와대 내부 사정으로 관련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며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을 위해 이 비서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이 필요한 만큼 수사팀은 관련 자료를 계속 제출받으려 추진할 계획"이라고 공식입장을 냈다.

이번 압수수색은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최석규)가 수사 중인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면담보고서 조작 및 유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이뤄지고 있다.

이 비서관은 2019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활동하던 이 검사에게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을 접대한 건설업자 윤중천씨의 면담보고서를 조작하고 정보를 언론에 유출하라고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공수처의 압수수색은 이 비서관이 면담보고서 작성에 실제 개입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취지다.

이 사건은 검찰에서 공수처로 이첩돼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는 지난 3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과 윤갑근 전 고검장이 과거사진상조사단 관계자들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을 수사하다 면담보고서 관련 의혹을 떼어내 공수처에 이첩했다. 검찰은 이 비서관이 이 검사와 수차례 연락하는 과정에서 보고서가 수정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수처는 지난 4월 이 사건을 '2021년 공제3호'로 입건한 뒤 지난달까지 이 검사를 세 차례 불러 조사했다.
8일에는 과거사진상조사단 8팀에서 이 검사와 함께 근무한 검찰총장 부속실 소속 A수사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A수사관은 이 검사가 윤씨를 면담할 때 동석하는 등 면담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 비서관은 김 전 차관 불법 출국금지 의혹과 관련해 재판에 넘겨지자 지난 1일 사표를 제출했으나 아직 수리되지 않은 상태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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