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수산업자' 비서 한밤중 찾아가 회유한 경찰.."대기발령 조치"

      2021.07.22 12:40   수정 : 2021.07.22 12: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116억원대 사기 혐의로 구속기소된 '가짜 수산업자' 김모씨(43)의 금품 공여 사건 관련 참고인이던 김씨의 비서 A씨에게 경찰이 '변호인과 대화를 녹음하라'고 강요한 의혹이 불거진 지난 20일, A씨를 찾아가 사실과 다르게 말해달라고 회유한 내용이 22일 확인됐다.

서울경찰청은 참고인 A씨에게 녹음을 요구한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 소속 B경위를 수사배제 조치하고, 회유를 시도한 같은 팀 C형사를 대기발령 조치했다.

22일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해당 수사팀에서 A씨를 만나러 간 건 사실"이라며 "A씨에게 '특별한 내용이 없으면 이야기를 안해줬으면 좋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는 것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앞서 경찰은 B경위가 A씨에게 "김씨 측 변호인과 대화 내용을 다 녹음해오라"는 취지의 강요를 했다는 의혹이 지난 20일 제기되자 B경위를 수사업무에서 배제하고, 사실관계 조사에 나섰다.

이에 B경위와 같은 수사팀에 있던 C형사는 이날 오후 11시가 넘은 시각 경북 포항에 있는 A씨를 찾아갔다. C형사는 A씨에게 녹음파일 전달 사실관계를 물었고, A씨는 "카톡으로 녹음 파일을 B경위에 전달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C형사는 "특별한 내용이 없으면 (녹음 파일 전달 사실을) 말 안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으로 회유했다.

경찰 자체 조사결과, C형사는 '녹음 파일을 전달했다'는 내용을 A씨를 만난 당일 곧바로상사에게 보고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A씨에게 "녹음파일 전달 사실을 얘기하지 말라"는 취지로 말한 내용은 보고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서울경찰청은 참고인 회유를 시도한 행동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수사 신뢰성 확보 차원에서 담당 수사관을 오늘자로 대기발령 조치했다"며 "부적절한 사안이고, 추가 감찰을 통해 적절한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찰청은 '가자 수산업자' 수사팀 경찰관 2명이 업무에서 배제됨에 따라 인력을 보강할 예정이다.
현재 '가짜 수산업자' 금품 공여 사건은 수사팀 10명, 업무지원팀 4명 등 총 14명이 수사 중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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