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권 밀어낸 'OO페이', "편한데 마트, 스벅 안되네"

      2021.07.29 06:00   수정 : 2021.07.29 0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서울 사람에게는 생소하겠지만, 여긴 지역화폐 많이 써요. 카드처럼 편하고 10% 혜택도 있어요."(소비자)
“편하긴 한데, 신용카드랑 똑같아서 매출 다 공개돼, 우린 현금이 더 좋아"(지역 상인)

■5만원 충전하면 5000원 추가 적립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시 화성 팔달문 인근 재래시장에서 지역화폐 ‘수원페이’를 써봤다. 지역화폐란 지자체가 지역 소상공인을 살리기 위해 발행한 지역 전용 화폐다. 경기도 지역화폐는 온누리상품권 등 종이형태보다 신용카드 형태가 주류가 됐다.

수원페이는 돈을 충전하면 10% 적립금을 추가로 준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일부러 지역화폐를 쓰기도 한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경기지역화폐’ 앱(APP)을 깔았다. 회원가입을 한 후 카드를 발급받기까지 4일이 걸렸다. 앱에 카드를 등록한 후 화면에서 원화 모양의 충전 아이콘을 누르면 돈을 충전할 수 있다. 5만원을 충전하니 5000원의 적립금이 쌓여 총 5만5000원을 쓸 수 있었다.

화성 행궁 인근 동네 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 두 개를 지역화폐로 결제했다. 신용카드를 쓸때와 똑같았다. 가게 주인은 지역화폐인지 신용카드인지 구분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수원천 인근에서 고추 방앗간을 운영하는 B씨는 “1~2년새 수원페이 사용이 부쩍 늘었다”면서 “손님 10명 중 3명 정도가 수원페이를 쓴다”고 말했다.

치킨골목에서 치킨가게를 운영하는 C씨는 “지역화폐로 20만원을 충전하고 추가 적립된 2만원으로 치킨을 사먹는 사람도 있다”면서 “마트, 정육점 등 생활권 안에서는 다 쓰인다”고 말했다.

■탐앤탐스 등 결제 안 돼 당혹
편하지만 단점도 있다. 행궁 앞 프랜차이즈 커피숍 ‘탐앤탐스’에선 수원페이가 먹히지 않았다. 직원은 “우리 매장은 소상공인 가맹점이 아니라서 지역화폐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국 다른 카드를 써야 했다. 대형할인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도 자역화폐는 쓸 수 없다. 스타벅스, 커피빈 등의 본사 직영형 매장도 마찬가지다. 소상공인 지원이 목적임을 감안하면 지역화폐의 특징은 분명하다.
다만 제도 목적을 잊고 이용하다 보면 불편함을 크게 느낄 수도 있다.

일부 상인은 수원페이 카드를 내밀자 현금을 요구하기도 했다.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C씨는 “수원페이가 확실히 신용카드보다 수수료 부담도 적고 돈도 즉각 들어온다”면서 “하지만 신용카드나 수원페이나 매출 내역이 드러나니 우린 현금을 더 선호한다”라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 김동규 인턴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