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도 마스크 벗고 야외 담배…"흡연부스 두려워"

      2021.07.29 13:48   수정 : 2021.07.29 13:53기사원문

"운영하자니 관리 안 되고, 폐쇄하자니 '풍선효과' 우려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이어지는 가운데 흡연부스가 방역의 골칫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밀집된 공간에 모여서 흡연을 하면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흡연부스를 폐쇄하면 '몰래 흡연'으로 주변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흡연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을 언급하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풍선효과'에 운영 재개한 흡연부스, 관리는?
2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선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잠정 폐쇄됐던 야외 흡연부스가 다시 운영되고 있었다. 당초 영등포구는 밀집된 공간에서의 흡연이 집단감염에 취약하다고 판단하고 흡연부스를 임시 폐쇄했다.


하지만 흡연부스를 폐쇄하자 인근 직장인들이 금연구역에서 '몰래 흡연'을 하는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골칫거리로 전락한 흡연부스 운영을 재개하자 문제는 반복됐다. 지하철 여의도역 3번 출구부터 여의도 공원 방향으로 설치된 흡연시설 5곳에선 총 100여명에 육박한 흡연자가 밀집된 상태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흡연부스 앞에는 △사람 간 1m 이상 거리두기 △한 방향으로 흡연하기 △대화금지 라는 안내문구가 부착돼 있으나 이를 지키는 사람은 찾기 어려웠다. 9㎡ 남짓 흡연부스에 설치된 2개의 재떨이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해 담배꽁초가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날 흡연부스를 이용하던 30대 직장인 A씨는 "담배를 피우며 방역수칙을 지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보통 동료들과 같이 나오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화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마스크를 내리니 서로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인근 자영업자 "담배 냄새에 창문도 못 열어"

흡연부스 인근 보행자와 자영업자는 간접흡연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했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선 담배 연기로 문을 열지 못해 환기를 못하고 있다는 사례도 있었다.

여의도 지하철역 인근 30대 의류매장 관계자 B씨는 "정부 방역지침에 따라 환기를 하려고 해도 담배 연기 들어와서 문을 오래 열어놓지 못한다"며 "금연구역에서도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은데 행여나 시비가 붙을까 말도 못한다"고 하소연했다.

60대 분식점 업주 C씨는 "주방 열기를 빼야 해서 문을 열어놓는데 바로 앞에 흡연부스가 있어서 골치"라며 "손님들 눈치도 보이고, 담배 냄새 때문에 숨쉬기 답답할 때가 많다. 인근 자영업자 중에서 담배 연기 때문에 괴로워 하는 사람이 한 두명이 아니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흡연으로 인한 집단감염 위험성을 우려했다. 이재갑 한림대 감염내과 교수는 "담배를 피우다가 전파된 사례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흡연으로 인한 감염 위험성이 적지 않은데 이에 대한 경각심은 매우 낮은 거 같다"고 지적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흡연자가 담배연기를 내뿜으면서 바이러스가 배출되고, 옆에 있는 사람이 이를 들이마셔서 감염될 수 있다"며 "정부가 나서 흡연지침을 강화하는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 우아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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