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 면상 아스팔트에 긋고 싶응께" 광주 집단폭행 여중생, 학폭 시달렸다
2021.08.01 13:10
수정 : 2021.08.01 13:27기사원문
(광주=뉴스1) 정다움 기자 = "니 면상 아스팔트에 긋고 싶응께", "미안해요. 언니"
동네 여자선배들에게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여중생이 가해 학생들로부터 수개월간 학교폭력에 시달린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학생인 여중생 측은 경찰의 부실 수사를 주장하며 그간의 학교폭력 정황이 담긴 가해자들의 휴대전화 압수수색을 요청하고 있다.
1일 피해자 학생 측 주장에 따르면 동네 여자선배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한 여중생 A양(15)은 지난 2월부터 최근까지 이번 폭행 사건을 주도한 선배 여중생 B양(16)의 학교폭력에 시달렸다.
B양은 페이스북 메신저 앱을 통해 A양에게 "X만한 X. 애들 앞에서 어떻게든 '가오' 잡을라고 그 XX 하네", "니 면상 아스팔트에 긋고 싶응께", "X신" 등의 욕설을 일삼았다.
밤낮을 가리지 않은 학교폭력에 A양은 B양에게 "미안해요 언니", "지금 전화 못받아요"라는 말만 되풀이하며 상황을 모면했다.
여기에 B양은 자신의 남자친구 C군과 함께 A양의 금품을 상습적으로 갈취했다고 한다.
A양이 또 다른 동네 선배들에게 금품을 갈취당한 후에는 B양이 의도적으로 접근, '그 돈을 대신 받아줄테니 일정 금액을 나한테 내놓으라'고 협박했다고 주장했다.
A양의 어머니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가해 학생(B양)이 우리 딸(A양)에게 사용한 수법은 전형적인 금품 갈취 또는 공갈 협박이지 않느냐"며 "저런 방식으로 우리 딸이 빼앗긴 돈만 30~40만원이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 경찰에 가해 학생들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해야 한다고 요청했다"며 "하지만 담당 수사관은 필요하지 않다고만 하면서 압수수색을 하지 않았고, 결국 증거물들만 놓쳐버린 셈"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가해자든 피해자든 공정하게 수사해야 할 광주 남부경찰서를 더 이상 믿지 못하겠다"며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할뻔한 이번 사건은 광주경찰청이 직접 수사를 해야 한다. 우리 딸의 억울함을 제발 풀어달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사건을 수사 중인 광주 남부경찰서는 보강수사를 진행, 추가 혐의를 밝혀낼 방침이다.
남부경찰서 관계자는 "피해 학생 측의 탄원서가 제출됐고, 어머니와 면담을 진행한 결과 보강수사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며 "재수사를 통해 가해 학생들에게 적용 가능한 혐의를 모두 밝혀내 공정한 수사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5월20일 A양은 '동네 선배들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는 '동네 여자선배 등 8명에게 둘러싸여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은 인근 지역 CCTV를 분석하고, 당시 현장에 있던 목격자들의 진술을 토대로 여고생과 여중생 등 5명을 공동상해·방조 혐의를 적용,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었다.
이와 함께 집단폭행에 맞선 A양에게 일반 폭행 혐의를 적용, 가해학생들과 함께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피해 학생 측 부모가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