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감사의견 '비적정' 상장법인 71곳…6곳 증가
2021.08.10 12:00
수정 : 2021.08.10 12:00기사원문
10일 금융감독원이 상장법인 2364곳(외국법인과 페이퍼컴퍼니 제외)의 2020회계연도 감사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2293곳(97.0%)이 적정 감사의견을 받았다.
2년 연속 비적정 의견을 받으면 상장 폐지 절차를 밟게 된다. 비적정의견 사유로는 감사범위제한(63곳), 계속기업불확실성(32곳) 순으로 많았다. 이는 한 기업의 비정적의견 사유가 여러가지인 경우 중복해 계산한 수치다.
시장별로는 유가증권시장 10곳, 코스닥시장 50곳, 코넥스시장 11곳이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의견거절 상장법인은 최근 5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감독당국이 감사인을 지정한 기업의 적정의견 비율은 92.8%로 자유수임 기업의 비율(99.0%)보다 6.2%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지정감사는 감독당국이 상장예정, 관리종목 편입 등 공정한 감사가 필요한 기업의 감사인을 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법인 자산규모별 적정의견 비율은 1000억원 미만이 93.9%로 가장 낮았다. 자산 1000억원 이상 상장법인의 경우 98.8~100% 수준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기업규모가 작을수록 재무구조가 취약하거나 내부통제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아 비적정의견이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강조사항을 기재한 회사 수는 630곳에 이른다. 이는 전년도(250곳) 대비 380곳이나 증가한 수치이다. 강조사항이란 감사의견에 영향은 없지만, 재무제표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고 이용자의 주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아 감사인이 감사보고서에 기재하는 사항을 말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업환경의 불확실성이 강조사항으로 기재된 상장법인은 369곳이나 됐다. 이는 전년 19곳 대비 359곳 증가한 것이다.
또 주기적지정 시행에 따른 감사인 변경 증가로 인해 전기재무제표 수정이 강조사항으로 기재된 상장법인도 24곳(2019년)에서 107곳(2020년)으로 대폭 증가했다.
적정의견을 받은 상장법인 중 감사보고서에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별도로 기재된 상장법인은 105곳이었다. 이는 전년도(84곳) 대비 증가한 수치다.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은 적정의견을 받았더라도 재무상황 및 영업환경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 향후 상장폐지되거나 비적정의견을 받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유의할 필요가 있다.
2019회계연도에 적정의견을 받았지만,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된 기업의 17.9%가 1년 이내 상장 폐지 또는 비적정 의견을 받았다. 이는 계속기업 불확실성이 기재되지 않은 기업(1.7%)보다 약 11배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빅4' 회계법인의 감사회사 점유율은 31.0%로 전년보다 7.2%포인트 떨어졌다. 빅4 점유율은 2015회계연도(50.5%) 이후 계속 떨어지는 추세다.
반면 10대 회계법인 중 빅4를 제외한 중견회계법인(6곳)의 상장법인 감사비중은 36.0%로 전기(24.7%) 대비 대폭 늘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감사인 등록제 시행에 따른 감사인 재편 과정에서 중소형 상장법인의 Non-Big4 회계법인 선호 경향이 심화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4대 회계법인이 감사하는 상장법인의 시가총액은 1934조원(84.9%)으로 전체 상장법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도보다 2.9%포인트 줄었다.
상장법인의 시가총액 기준 빅4 회계법인 비중은 최근 5년간 감소하는 추세다. 그러나 여전히 높은 수준인만큼 빅4 회계법인의 감사품질이 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다는 게 금감원의 분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등록 회계법인의 감사품질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등록요건 준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감사인 지정 시 감사품질요소 반영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