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오모 뉴욕주지사 사임...성추행에 추락

      2021.08.11 02:27   수정 : 2021.08.11 02:2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앤드루 쿠오모 미국 뉴욕 주지사가 10일(이하 현지시간) 결국 사임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뉴욕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에 강력히 대응해 영웅으로 떠 올랐던 쿠오모 주지사는 성추행 논란 끝에 같은 민주당 법무부 장관이 지시한 성추행 수사로 끝내 추락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63세의 쿠오모는 이날 TV 연설에서 사임을 발표하고 자신이 고의적으로 여성들을 욕보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이 '정치적 동기'로 비롯된 것이라는 자신의 주장을 더 이상 관철하지 않겠다고 한 발 물러 섰다.

쿠오모는 "지금 현재 내가 도울 수 있는 최선의 길은 정부가 다시 정부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면서 수개월에 걸친 주정부 혼란의 원인이 자신이 돼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쿠오모는 뉴욕 주지사를 3번째 이어오고 있지만 성추문에 결국 무릎을 꿇었다. 역시 민주당이 장악한 뉴욕주 의회가 그의 탄핵안을 준비하는 등 압박이 심해지자 사임했다. 사임은 2주 안에 효력이 발생한다.

부주지사인 올해 62세의 캐시 호컬이 쿠오모를 승계해 57대 주지사가 된다.

여성 뉴욕 주지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호컬 부주지사는 "쿠오모의 사임 결정에 동의한다"면서 "뉴욕주민들을 위해 올바른 일이고, 최선의 선택이다"라고 말했다.

'미투' 시대 스캔들로 쿠오모는 자신 뿐만 아니라 뉴욕주 최고 정치 명문인 가문의 경력도 끝장냈다.

그의 부친 마리오 쿠오모는 1980~1990년대 뉴욕 주지사를 지냈고 대통령 직에도 욕심을 냈다. 아버지가 이루지 못했던 꿈은 아들이 대신 이룰 가능성도 있었다.

쿠오모는 대통령 후보로도 자주 거론됐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뉴욕을 구해낸 뒤 그는 유력 대권 후보로 자리매김했다.

성추문이 독버섯처럼 커질 때에도 쿠오모는 2022년 대통령 선거를 계획했다.

쿠오모는 그러나 뉴욕주 법무부 수사 결과 성추문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주지사에서 사임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형사 소송에도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법무장관실 수사에서는 형사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검찰이 한 발 물러섰지만 뉴욕주 검사들 다수가 현재 그를 수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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