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석열 되면 지구 뜬다" vs 尹측 "대표 탄핵"...집안싸움 점입가경
2021.08.12 15:17
수정 : 2021.08.12 15:17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민주당 뭐라 할 것 없다. 경선이 시작도 안 된 국민의힘의 집안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후보 간 싸움이 아니라 1위 후보와 당 대표의 싸움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츠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서로를 공격하고 있다.
■이준석 "유승민 대통령 돼야"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3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라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였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 대표가 한 유튜브 채널에서 “윤 전 총장이 대통령 되면 지구를 뜰 것”이라 언급한 것을 소개한 기사를 공유했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6일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 프레스18’에 출연해 “주변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할 거냐고 물었다”며 “두 사람이 당선되면 지구를 떠야지”라고 농담섞인 대답을 내놨다.
또 “윤 전 총장이 ‘너 와라’ 하면 어떡할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요. 유승민.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라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이 대표 아버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과거 유승민 후보가 창당한 바른정당에서 함께 활동했고 지난해 총선 전 보수야권 통합 때까지 바른미래당에 있으며 유 후보와 정치적 가치를 공유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가 유 후보에게 유리한 경선 룰을 만드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尹 정무실장 "당대표 탄핵 될 수도"
윤 전 총장 측이 이 대표를 겨냥해 '탄핵'까지 거론했고, 이 대표는 '적절한 조치'를 언급하며 맞받으면서 감정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형국이다.
윤석열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은 지난 11일 라디오에서 '당대표 결정에 대한 후보들 간의 입장이 엇갈린다'는 사회자 질문에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닌가"라고 엄포를 놓았다.
이 발언은 이 대표와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당헌·당규를 넘어 경선 후보 토론회 개최를 강행할 경우 이 대표에 대한 탄핵도 가능하다는 정치적 압박의 의미로 해석된다.
윤 전 총장 측은 일단 '탄핵' 발언에 대해 즉각 진화에 나섰지만 이 대표는 바로 반격에 나섰다.
이 대표는 "탄핵 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며 봉합된 듯했던 '보이콧 종용'을 언급하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내며 신 실장에 대한 징계 조치까지 시사했다.
이런 내홍에 대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제1야당 대표로서 보수야권 전체를 보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잡음 없이 가는 것이 중요한데 지금처럼 감정대립으로 가면 곤란하다"고 지적했다.
fair@fnnews.com 한영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