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日·對北메시지'새 제안' 없었다… 포용과 공존 강조

      2021.08.15 18:25   수정 : 2021.08.15 18:25기사원문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북·대일 메시지에 극적인 '새 제안'을 발신하는 대신 공존과 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재임 중 마지막 광복절이었던 만큼 북한·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파격 제안' 등도 조심스럽게 전망됐지만 안정과 관리에 무게를 두었다. 현재 두 나라와의 상황이 그대로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대북·대일 '새 제안' 없어

문 대통령은 이날 약 25분간 진행된 경축사에서 '남북'이라는 단어를 단 4차례 사용했다. 지난해 8차례에 비해 절반이나 줄어든 셈이다.


정부가 최근까지 준비했던 이상가족 상봉, 남북 화상회의는 물론 경제협력 등도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제안했던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참여 정도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의 위협이 결코 일시적이지 않다는 것이 분명해진 지금 그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며 "협력을 확대해 나가면서 동아시아 생명공동체의 일원인 북한도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북한의 반발로 남북 통신연락선 가동이 복원 2주 만에 다시 중단되는 등 최근 남북관계가 엄중한 시기라는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 상황에서 새로운 제안이 의미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일본'이라는 단어도 지난해 8회에서 올해 3회로 줄었다. 예년에 비해 강제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구체적 언급 없이 '대화 의지'에 좀 더 무게를 실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관계개선을 위한 구체적 방안 제시는 없었다.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한일정상회담 무산, 지난달 도쿄올림픽 참석 불발 등 양국 관계가 좀처럼 개선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다만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안재홍 선생의 연설을 예로 들며 "식민지배의 굴욕과 차별, 폭력과 착취를 겪고서도 우리 선조들은 해방 공간에서 일본인들에 대한 복수 대신 포용을 선택했다"며 포용정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꿈' 20번…대내 메시지 집중

문 대통령은 경축사의 상당 부분을 외교·안보보다는 국가위상과 경제, 방역 등 대내 메시지에 할애했다. 임기 5년차이고 지속되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국민의 피로감이 가중되는 만큼 내치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특히 '꿈'이라는 단어를 20차례나 사용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는 언제나 새로운 꿈을 꾸었다. 꿈을 잃지 않았기에 여기까지 왔다"며 '평화롭고 품격 있는 선진국'과 '국제사회에서 제 몫을 다하는 나라'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선진국으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국경을 넘어 상생과 협력을 실천해왔다"며 "대한민국은 선진국과 개도국의 상생협력을 이끄는 가교국가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백신 허브 국가'로 도약 △반도체와 배터리 등의 글로벌 공급망에서 우리의 역할 강화 △기후위기 대응 책임 강화 등을 강조했다. 코로나 극복 의지도 거듭 천명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 위기를 어느 선진국보다 안정적으로 극복하고 있다"며 "델타 변이 확산으로 인한 4차 유행도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백신 접종도 목표에 다가가고 있다"며 "10월이면 전 국민의 70%가 2차 코로나 백신 접종까지 완료할 것이며 목표 접종률도 더욱 높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모더나 등 일부 코로나19 백신 수급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차질 없는 접종 추진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fnkhy@fnnews.com 김호연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