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바쁜 가상자산거래소들, '트래블 룰' 대응에도 잰걸음

      2021.08.31 12:01   수정 : 2021.08.31 12: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가상자산 사업자 신고 기한을 20여일 앞두고 '트래블 룰'(Travel Rule) 시스템 구축에도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트래블 룰은 가상자산을 주고받는 양측 당사자들의 신원 정보를 거래소가 확인하도록 하는 제도다.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의 요청 사항으로 국내에는 내년 3월 도입된다.



빗썸 코인원 코빗 등 실명확인 계정을 확보하고 있는 대형 거래소들은 트래블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을 공식 설립했다. 일부 실명계정 제공 은행에서 트래블 룰 시스템 구축 전까지 가상자산 입출금을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것에 대한 대응 성격이다.
국내 가상자산 투자자의 80%가 이용하고 있는 업비트는 관계사 람다256을 통해 독자적으로 트래블룰 솔루션 구축에 나섰다.

거래소3사 트래블 룰 합작법인 'CODE' 공식 출범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 코인원 코빗은 31일 트래블 룰 시스템 구축을 위한 합작법인 'CODE(COnnect Digital Exchanges 이하 CODE)'를 공식 출범했다고 밝혔다. CODE는 3사가 공동으로 출자해 설립했으며 자본금은 총 9억 원이다. 참여 3사는 각각 3억원씩 자본금을 출자해 동등한 지분과 의결권을 소유한다.


CODE 첫 대표이사는 차명훈 코인원 대표가 맡을 예정이다. 임기는 2년이다. 이후에는 3사에서 지명한 대표들이 번갈아 가며 수행하기로 했다. 차명훈 대표는 "향후 트래블 룰 서비스 오픈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CODE는 특정금융거래정보법(이하 특금법) 개정안에 따라 2022년 3월 말 이전을 목표로 트래블룰 시스템을 더욱 견고하게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3사는 FATF가 요구하는 시스템 구축을 위해 개별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해 왔지만 CODE 설립 이후에는 각사에서 개발 중인 시스템을 3사가 연동하고 공동 개발하는 방식으로 트래블 룰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CODE 관계자는 "앞으로 합작법인은 국제표준과 연동해 최고의 확장성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며 "특금법을 통과할 국내 거래소 뿐만 아니라 각 국가 별 신뢰 받는 글로벌 거래소들과도 연동해 글로벌 스탠다드로 확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업비트까지 포함한 4개사가 함께 조인트벤처를 설립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업비트가 "트래블룰 공동대응이 공정거래법상 금지하고 있는 공동행위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조인트벤처를 탈퇴했다. 조인트벤처가 불협화음을 내며 농협은행은 실명계좌를 제공하고 있는 빗썸과 코인원에 트래블룰 도입까지 코인 전송 기능을 금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람다256, '트래블룰' 솔루션 오픈..국내엔 9월 공개

업비트는 관계회사 람다256을 통해 트래블 룰 시스템 구축에 나선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블록체인 서비스 전문 자회사 람다256은 가상자산 사업자를 위한 트래블룰 솔루션 '베리파이바스프(VerifyVASP)'을 정식 오픈했다. 베리파이바스프 솔루션은 지난해 첫 공개 이후 1년간 협력사들과 함께 고도화 작업을 진행했고, 이번에 IVMS101 규격을 적용해 정식 오픈했다.


IVMS101은 국제 트래블룰 공동대응 기구 인터VASP가 발표한 가상자산 송·수신자 데이터 공유 관련 표준이다. 인터VASP에는 국제디지털자산거래소협회(IDAXA) 디지털상공회의소(CDC) 글로벌디지털금융(GDF) 등이 참여하고 있다. 서비스 오픈에 따라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 태국 등지에서 규제당국 인가를 받은 가상자산 사업자 등 20여곳의 얼라이언스 참여사들이 솔루션 연동을 시작했다.

업비트 해외법인들도 이미 참여했다.
람다256은 오는 9월 국내에 이 솔루션을 공개하고 국내 얼라이언스 모집을 진행할 예정이다. 업비트 국내법인 역시 이때 얼라이언스에 합류한다는 계획이다.
람다256은 베리파이바스프에 대해 "빠르고 간편한 연동이 가능하며 모든 종류의 가상자산 송수신을 지원한다"며 "자금세탁방지(AML) 기능을 지원, 베리파이바스프를 도입한 가상자산사업자는 자산 송신 이전에 수신처의 위험도를 사전에 확인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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