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만 5000억 적자..벼랑끝 LCC "재무구조 개선 사활"
2021.08.18 16:22
수정 : 2021.08.18 16:22기사원문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올해 상반기에만 약 5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내면서 벼랑 끝에 내몰렸다.
유상증자 등을 통해 긴급수혈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LCC는 대형항공사와 달리 화물운송 경쟁력이 떨어지는 데다가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 확산 우려 탓에 국제선 여객이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LCC 상장사 4곳은 올해 상반기 총 444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제주항공 1585억원 △진에어 1089억원 △에어부산 967억원 △티웨이항공 801억원 등이다. 나머지 비상장사 5곳의 손실을 모두 더하면 상반기에만 5000억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항공사가 화물운송을 통해 여객노선 손실을 상쇄하고 있는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항공화물은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에서 수익이 나지만, LCC가 보유한 중소형 항공기로는 중·단거리 비행만 가능하다. 탄탄한 영업 네트워크도 필수적이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뒤에야 화물 운송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LCC 입장에선 기존 고객을 꽉 쥐고 있는 대형사 영업력의 틈바구니를 파고들기 쉽지 않다.
결국 LCC가 기댈 수 있는 분야는 국제여객 수요 회복뿐이지만, 변이 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코로나 이전 LCC는 동남아, 일본 등 노선에서 80~90%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국내 여객 수요 증가가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안 되는 이유다. 되레 출혈경쟁만 심화하고 있다.
여기에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가 김포~제주 노선 취항을 시작했고, 기업회생절차를 진행 중인 이스타항공이 연말쯤 국내선 운항을 예고하면서 국내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암울한 전망이 계속되자 LCC들은 자금수혈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감자와 약 21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진에어도 10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와 750억원의 영구채 발행으로 총 1834억을 조달한다. 에어부산 역시 9월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더블유밸류업유한회사를 대상으로 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운영자금을 확보한 바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LCC는 국제 여객수요 회복이 유일한 해법인데, 연말에도 국제선 운항이 재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유상증자 등 재무구조 개선은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유동성 지원 및 저금리의 금융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co@fnnews.com 안태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