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쌍문동, 환골탈태 기대… 빌라촌 호가 50% 올랐다
2021.08.18 18:52
수정 : 2021.08.18 18:52기사원문
18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선도사업 후보지 중 처음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지구지정을 요청한 도봉구 쌍문동은 기대감으로 부푼 모습이었다. 이날 찾은 쌍문역 동·서측, 방학역 인근 복합사업 예정 지구는 모두 주민동의율 50% 이상을 채우고 공공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은 최근 주민들 간 찬반이 팽팽하며 사업 철회 요구가 늘어나고 있지만, 쌍문동은 이견 없이 개발 후를 기대하는 현수막을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국토교통부 발표대로 개발이 진행되면 쌍문역 동측 447가구, 서측 1151가구, 방학역 인근 364가구 등 도봉구 역세권 후보지 3곳에서 총 1962가구의 아파트가 공급된다.
■공공개발 추진에 인근 빌라도 들썩
2·4대책의 일환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이 관련 법 통과로 탄력을 받으면서 도봉구 일대 빌라촌 매물은 증발하고 호가는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월 4일 이후 공공개발 지역의 부동산을 취득한 이는 입주권을 취득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2·4 공급대책 후속 법안'이 통과된 이후 기대감은 한층 더 부풀었다. 쌍문동 A 공인 관계자는 "개발 가능성을 높게 본 이들이 몰리면서 6월 법안 통과 전 급매수가 몰렸다"고 말했다.
쌍문역 동측인 도봉구 창동 B공인관계자는 "시세나 호가를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매물이 없다"며 "이주가 시작되면 커진 기대감에 수요가 몰려 주변 빌라의 가격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이 지역 빌라들의 호가는 공공개발 계획 발표 이전과 비교해 최대 50%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호가 상승은 주변 빌라촌까지 옮겨붙고 있다. 도봉동 인근 중개업자는 "개발지역 주민들이 이주하면 옆 구역도 영향을 받으며 주택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쌍문동의 주변 지역으로 주택 가격 상승세가 번지는 이유는 그동안 주택 공급이 너무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시내와 접근성이 나쁘지 않은 데다 주거 환경이 개선된다는 건 큰 호재"라고 말했다.
최근 쌍문역 역세권에 들어선 신축 아파트도 반응이 좋다. 서희건설이 지난 4월 분양한 쌍문역 시티프라디움은 1순이 청약 접수에서 69가구 모집에 총 3541명이 몰리며 평균 51.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는 31가구 모집에 4858건의 청약이 접수돼 15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바 있다.
■정부 정책 신뢰도 하락은 숙제
다만 일부 주민들은 정부 정책 신뢰도에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지난 6월 국회에서 통과한 '2·4 공급대책 후속 법안'은 공공주택 복합사업 예정지구 지정 이후 6개월이 지나 주민 절반이 반대하면 예정지구를 해제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추후 주민 반발에 부딪힐 경우 현재까지 진행된 구상이 백지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방학역 인근 C중개업소 관계자는 "정부가 손바닥 뒤집듯 정책을 뒤집어 불안하다"며 "이번 공공 개발도 신빙성이 있는 얘기인지 잘 모르겠다. 제발 '보여주기식'만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봉구청 관계자는 "쌍문역 동·서측과 방학역 역세권 개발 지역은 현재는 동의서를 받고 있는 단계"라면서 "도봉은 다른 지구에 비해 주민동의율이 평균 60%에 육박해 동의율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도봉구 역세권 3개 후보지는 3분의 2 동의 요건을 충족하는 등 외부적인 요건은 갖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사업 시행을 맡게 된다면 오는 9월 시행되는 후속 법안들에 기초해 자치구, 주민 대표와 협의하고 개발에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김준혁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