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청자에서 와인, 기부까지...NFT 전방위로 확산

      2021.08.30 13:35   수정 : 2021.08.30 13:3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체불가능한토큰(NFT·Non Fungible Token) 기술이 문화, 예술, 기부까지 전분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고려청자나 훈민정음해례본 같은 문화재나 기부, 와인 등 이색 소재를 기반으로 하는 NFT들이 속속 등장하는 것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토큰형 가상자산과 달리 NFT는 실물과 연계할 수 있고 가치를 갖는 모든 데이터를 대상으로 발행할 수 있다는 유연성이 이색 NFT 붐의 기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려청자·고서화 등 활용한 NFT 잇딴 출시

30일 업계에 따르면, 고미술 전문 미술회사 조선앤틱은 고려시대를 대표하는 청자인 '청자상감연화학문매병'에 대한 3D 모델링 고화질 동영상을 기반으로 제작한 NFT를 NFT마켓플레이스 메타파이에서 판매 중이다. 조선앤틱 관계자는 "청자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독창적인 상감기법이 화려하게 표현되고 유려한 곡선을 자랑하는 매병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국보급 문화재를 활용한 NFT도 선보였다. 아트센터 나비는 간송미술관과 손잡고 소장 문화재를 활용한 NFT 그림카드를 만드는 '미덕(me.Duck)'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 속 장수를 상징하는 학 문양이나 신사임당 그림 '묵포도도(墨葡萄圖)' 속 번창을 의미하는 포도, 고려 31대 왕이었던 공민왕의 '이양도(二洋圖)' 속 복을 기원하는 양 등을 일러스트로 재해석한 38종의 NFT 그림 카드를 발행, 판매 중이다.

간송미술관은 앞서 70호이자 세계기록문화유산인 '훈민정음해례본'을 NFT로 발행, 1개당 1억원으로 100개 한정 판매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간송미술관은 NFT를 통해 훈민정음해례본을 디지털자산으로 영구 보존하고 문화유산의 보존과 미술관 운영 관리를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와인업계도 NFT 바람..생산·유통 현대화도 기대

와인업계에서도 NFT 바람은 거세다. 외신 등에 따르면, 고급 와인 투자회사 컬트 와인은 지난달 보르도 소재 와이너리 샤또 앙젤뤼스와 공동으로 NFT를 발행했다. 2020년산 와인인 '보드로 앙 프리뮈르' 출시를 기념해 제작된 '샤또 앙젤뤼 종'을 담은 3차원 애니메이션을 담고 있다.

와인 1배럴(158.9리터)에 대한 소유권과 2021년 포도 수확 체험, 샤또 앙젤루스 CEO와의 가상 시음회 초대권 등도 포함됐다. 이 NFT는 NFT마켓플레이스 오픈씨에서 진행된 경매에서 약 11만달러(1억2906만원)에 거래됐다.


와인의 경우 포도 재배부터 와인 숙성까지 짧지 않은 시간이 걸리는 만큼 NFT를 통해 와이너리들이 감당해야할 리스크를 낮추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영국 런던을 기반으로 하는 프로젝트 위브(WiV)는 스마트 계약을 이용해 와인 생산자와 유통업체 및 판매자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생산되는 와인 전체 빈티지를 NFT로 만들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를 통해 와인 생산과 유통의 현대화 역시 기대하고 있다.

기부 증서 NFT로 발급 "콘텐츠 자산화 관심 집중"

NFT를 기부에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미국 적십자사가 2014년 비트코인을 기부 대상에 포함시키거나 유니세프가 2019년 크립토펀드를 출시하는 등 토큰형 가상자산은 일찍부터 기부에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유명 NFT 작가들도 기부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작품 가격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본명 마이크 윈켈만)은 NFT 작품 '오션 프론트'(OCEAN FRONT)를 기부했다. 판매대금 600만달러(70억3920만원)은 모두 환경단체에 기부됐다.


기부 활동을 고취하기 위해 NFT를 발행하는 경우도 나타났다.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는 지난달 NGO 굿네이버스와 손잡고 아프리카 잠비아 지역 코로나19 취약 아동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굿네이버스와 그라운드X는 가상자산 지갑서비스 '클립(Klip)'에서 기부금을 모금하면서 참여자 전원에게 굿네이버스에서 공식 발행한 기부 인증 카드 NFT를 지급했다. 이 NFT 카드는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영구 저장되며, 원하는 시점에 언제든지 조회할 수 있다.


어준선 코인플러그 대표는 "실물과 연결할 수 있는 명확한 포인트가 있다보니 단순 수집이 목적이 아닌 사용이 목적인 NFT 역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며 "NFT가 지금까지는 가치를 가질 수 없었던 콘텐츠를 자산화시키는 기술이다보니 많은 크리에이터 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bawu@fnnews.com 정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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