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중단 공포감에 5대은행 마이너스통장 개설 폭발

      2021.08.24 16:34   수정 : 2021.08.24 16:3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일부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을 막자 마이너스통장(한도대출)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일부 은행에서 촉발한 대출 중단 사태가 전체 금융권으로 퍼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24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NH농협은행이 주택담보대출을 당분간 취급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진 후 시중은행의 마이너스 통장 개설이 급증했다.



농협은행을 시작으로 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과 SC제일은행의 일부 상품 취급 중단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공포감이 휩쓴 상태였다. 실제 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이 알려진 이후인 20일(금요일)과 23일(월요일) 5대은행(KB국민, 신한, 우리, 하나, NH농협)의 마이너스 통장 신규 개설 건수는 4570건으로 전주 13일(금요일)과 17일(화요일) 3165건에 비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
8월 초 6일(금요일)과 9일(월요일) 1325건에 비해서는 3배 가량 증가했다. 주단위로 살펴봤을 때도 5대 은행의 지난 17일부터 20일까지 마이너스통장 신규건수는 7557건으로한 주 전 같은 기간(10~13일) 5671건 개설된 것과 비교하면 33.25%(1886건) 늘어났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20일, 23일 하루에 마이너스 통장 개설 건수가 각각 2000건이 넘는 등 가수요가 폭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너스통장 개설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대출이 막힐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해 "대부분의 은행들은 자체 리스크관리 기준에 따라 대출속도를 조절해온 만큼, 앞으로도 적정수준의 가계대출이 지속적으로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시장에서는 대출이 언제 막힐 지 모른다는 공포감이 도사리고 있다.
고객들이 일단 사용하지 않더라도 당장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찾고 있다는 해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용하지 않는 마이너스통장을 미리 개설해두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다"며 "대출이 중단되는 게 처음은 아니고 은행별 한도 여유가 생기면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건데 고객들이 느끼는 건 다른 것 같다.
불안 심리가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pride@fnnews.com 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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