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아프간 철군 시간표 안바꾼다… 예정대로 31일 완료

      2021.08.25 18:58   수정 : 2021.08.25 18:58기사원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당초 계획대로 이달 말까지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완료하기로 했다. 미국인과 미국에 협조한 아프간인을 모두 철수하기에 시간이 빠듯해 마감시한을 연장해야 한다는 압박이 높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기존 계획을 고수하기로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8월31일까지 (대피 임무를) 끝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는 우리의 임무를 완수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시한은 탈레반이 미군의 대피 임무에 얼마나 협조하느냐에 달렸다고 바이든 대통령은 설명했다.


다만 미 국방부 및 국무부에 미군 철수 시한을 9월까지 연장해야 할 경우도 대비할 것을 지시했다.

회견에 앞서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군의 대피 임무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는 미 국방부의 권고를 받아들일 것이라면서도 만일에 대비해 비상 계획을 지시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전 아프간 사태 논의를 위한 주요 7개국(G7) 화상 정상회의에서도 미군 철수 시한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대해 영국, 프랑스, 독일 정상 등은 시간이 촉박하다며 철수 시한을 연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탈레반은 이날 시한 연장 '절대 불가' 입장을 재확인했다. 또 아프간 현지인들이 탈출을 위해 카불 공항에 가는 것을 더 이상 허락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오는 31일 이후에도 미군과 동맹군이 대피 작전을 계속한다면 바이든 행정부가 스스로 한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인이 현지에 남아 있다면 미군을 아프간에서 더 주둔시킬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지만 미 국방부 등 참모 일부는 현지 안보 상황을 고려해 연장하면 안 된다고 바이든 대통령에게 조언했다. 카불 하미르 카르자이 국제공항에서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위험이 커진 것도 요인이다.

미국은 카불 공항을 통제하고 있지만 탈레반의 협조 없이는 대피 임무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탈레반은 지금도 공항 밖을 통제하면서 아프간인들의 공항 출입을 검문하고 있다. 여기에 테러 위협까지 더해지면서 안전 위험까지 커졌다.

윌리엄 번스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카불로 급파돼 탈레반과 협상을 벌였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도 결국 안보 위협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탈레반에 대한 전세계의 봉쇄도 가속화되고 있다. 아프간에서 각종 재건 사업을 지원하던 세계은행(WB)이 탈레반의 아프간 장악과 관련해 사업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WB는 미국의 아프간 침공 직후인 2002년부터 아프간 개발사업을 위해 53억달러(약 6조1880억원)를 투자했다.

이번 조치는 탈레반 정권의 자금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국제사회의 여론을 의식해 아프간이 IMF에서 무담보로 대출할 수 있는 권리를 일시 중단시켰다.


돈줄이 막힌 탈레반은 마약 생산량을 늘릴 것으로 우려된다. 알자지라 방송은 세계 아편의 80%를 생산하는 아프간에서 지난 4년간 메타암페타민 생산도 증가해왔으며 특히 유럽연합(EU)이 밀반입이 증가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약이 아프간 경제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지난 2019년 유엔 통계에 따르면 규모는 국내총생산(GDP)의 11%에 해당되는 약 11억~20억달러(약 2조333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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