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자기? 감형 노림수?..'전자발찌 살해범' 왜 자수했나
2021.08.31 14:57
수정 : 2021.08.31 16:2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위치추적 장치인 전자발찌를 끊고 도주하며 이틀 만에 여성 2명을 살해한 50대 남성 강모씨의 범행 동기와 자수 배경에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씨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첫 번째 범행을 저질렀고 경찰 자수 당시에는 두 번째 살인 피해자의 시신을 차에 싣고 오는 등 대담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자발찌 착용 강씨, 왜 범행했나
8월 31일 범죄심리 전문가들은 전자발찌를 착용한 채 연쇄살인을 저지른 강씨의 행동에 "성범죄자의 특성이 그대로 드러난다"고 평가했다.
신이철 원광디지털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성범죄는 마약과 함께 가장 재범률이 높다"며 "전자발찌를 착용했더라도 범행을 저지르고야 말겠다는 성범죄의 특성이 드러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첫 번째 살인 당시엔 집안에서 범행이 이뤄졌기 때문에 바로 적발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었겠지만 두 번째 범행은 처벌을 감수하고라도 범행을 하겠다는 욕구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역시 "첫 번째 살해에서 드러난 강씨의 성향은 왜곡된 성적 공상을 많이 했던 '권력형 성범죄자'로 보인다"며 "자신의 힘을 이용해 상대방을 비인격화하는 권력형 성범죄자는 전자발찌를 착용해도 그 지향성을 막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두 번째 사건은 첫 번째 살해 후 불안하고 급박해진 심리 상태가 엿보인다"며 "도주 등을 도와줄 사람이 마땅치 않아 생긴 좌절감이 공격성향으로 연동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도주 이틀 만에 자수, 그 배경은?
강씨가 도주 이틀만에 살해 피자의 시신을 싣고 경찰에 자수한 배경에는 '고도의 노림수'가 함축됐다는 분석이다.
오랜 기간 교도소 생활을 해온 강씨가 은신처, 조력자, 도피자금 부족 등으로 도주 생활 자체가 여의치 않자 자수를 통해 '최선의 선택지'를 골랐다는 설명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범대학 교수는 강씨의 자수에 대해 "도주 생활을 뒷받침할 사람과 자금, 은신처가 없는 상황에서 언제 붙잡힐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 교수는 "도주생황이 어려웠던 강씨는 자수를 선택해야만 자신이 반성하고 있다는 위장에 용이하고 처벌을 가볍게 할 수 있다고 봤을 것"이라며 "자수를 통해 형을 감면 받아야겠다는 판단을 했을 뿐 범행에 대한 반성은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 역시 "강씨가 교도소에 오래 있었디 때문에 '자수 감경'에 대해선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자수 감경 자체를 기대했을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도피할 여력이 없다보니 경찰 자수가 더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juyong@fnnews.com 송주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