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규제 효과? 8월 가계대출 증가액 '반토막'
2021.09.01 18:30
수정 : 2021.09.01 19:55기사원문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698조8149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가계대출 잔액인 695조3081억원에 비해 3조5068억원 증가했지만, 6조원이 넘는 7월 증가액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이는 신용대출 동향과 관련이 있다. 8월 5대 시중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40조894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7월 말 신용대출 잔액인 140조8931억원에 비해 11억원 소폭 증가에 그친 것이다. 7월 신용대출이 투자 및 생계비 수요 증가와 대형 공모주 청약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1조원 이상 증가한 것에 비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당국 대출규제 효과?
이 같은 대출 증가세 둔화는 일회성 요인이 사라지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적용 및 금융당국 요청으로 은행들이 한도 축소 등 신용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권에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의 연소득 이내로 축소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24일부터 NH농협은행은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 연소득 100% 이내로 제한했고, 하나은행도 지난달 27일부터 연봉 범위에서 신용대출을 취급했다. 이달 중에는 나머지 시중은행들과 인터넷은행 등 사실상 모든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봉 이내로 줄여 신용대출을 운영할 예정이다.
■주담대 증가세는 여전
한편, 8월에도 주택담보대출 증가세는 여전했다. 5대 시중은행의 8월 말 주담대 잔액은 493조4148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주담대 잔액인 489조5837억원에 비해 3조8311억원 증가했다. 증가폭이 눈에 띄게 둔화된 신용대출과 달리 주담대는 집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전월과 비슷하게 3조원 이상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은행권의 가계대출이 과도하게 증가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고 금융당국도 대출 규제를 지속적으로 시행하면서, 앞으로 고객들의 대출 수요도 계속 감소하고 원만한 수준에서 가계대출이 관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