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쥐락펴락 '에그플레이션'에 골머리 앓는 기재부

      2021.09.02 16:54   수정 : 2021.09.02 17: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계란 값 상승세에 기획재정부가 골머리를 앓고 있다. 8월 계란 값이 '또' 50% 이상 올랐다. 6월과 7월에 이어 석달째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일일 가격을 점검하고 있고, 기재부는 주2회씩 '계란 회의'까지 벌이지만 속수무책이다. 기재부는 수입란 확대와 재입식 닭의 생산능력이 회복 등으로 8월 말부터 계란가격은 다소 낮아졌다고 설명한다. 공급확대 정책 덕분에 하반기 가격안정 기대감도 크다. 그러나 조류인플루엔자(AI)와 추석 수요 및 태풍 등 기상이변이 복병이다. "추석 전까지 안정화될 것"이라는 정부의 다짐이 공수표로 될까 노심초사하는 표정이다.


3개월째 가격 50% 올라…9월엔 수입란·재입식 효과?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계란 물가는 전년 동월비 54.6% 상승했다. 앞서 계란은 올해 1월 15.2% 상승 이후 7개월째 두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가고 있다. 6월에는 54.9%, 7월에는 57.0% 급등하며 상승률이 50%를 계속 웃돌고 있다.

기재부는 계란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부터 한훈 차관보 주재로 계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운영하고 주 2회 이상 '계란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계란값을 10원 단위까지 파악해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목표다. 이렇게 기재부가 긴장하는 이유는 계란값이 밥상 물가의 지표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평상시 활용도가 높을뿐 아니라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요가 더 높아졌다.

기재부는 이런 오름세에도 여전히 계란가격은 곧 안정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수입란을 9월 안에 1억개까지 공급하고, 살처분된 양계 농장의 재입식도 마무리하겠다는 다짐이다.

수입란은 지난 7월부터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마트 3사에서 유통되기 시작했고, 쿠팡 등 온라인쇼핑몰에도 판매를 시작했다.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롯데슈퍼, GS슈퍼마켓 등 SSM 뿐 아니라 메가마트 등 지방에 있는 마트에서까지 유통되고 있다. 정부가 공급량을 늘린 탓에 실제로 최근엔 7000원대까지 치솟던 계란값이 6000원대로 내려갔다. 2일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 기준으로 6600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재입식된 닭들의 생산능력도 점차 회복세다.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살처분 된 이후 올해 2~3월께 재입식이 진행됐는데, 통상적으로 7개월 이상 지나야 정상적인 크기의 달걀 생산능력이 갖춰졌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장 등에서 국내산 계란을 보기 어려웠는데, 최근 그런 현상은 없어졌다"고 설명했다.

통계청도 앞으로 상승폭은 둔화될 것이라고 봤다. 통계청은 "계린값 회복 진행되고 있고 상승폭 다소 둔화되는 추세"라며 "농축수산물도 기대보다 느리지만 둔화될 것 같다"고 봤다.


계란 공급 안정화 안됐는데 추석·AI…물가 잡힐까


다만 기재부의 희망사항과는 다르게 추석 명절을 앞두고 전반적인 가격 상승 압력이 커지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겨울이 다가오면서 AI 확산 우려도 다시 커지고 있다.

평균적으로 추석이 있는 9월엔 전월비 흐름상 물가 상승 압력이 크다. 특히 계란의 경우 추석 주요 성수품으로 취급돼 공급이 안정화되기도 전에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9월 소비자물가는 명절수요, 가을장마ㆍ태풍 등 상방요인도 병존하고 있어 물가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최근 유럽과 아시아에서 AI 발생이 크게 늘면서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올 상반기 유럽 야생조류의 AI 발생건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배 늘었고 8월까지 지속 발생하는 등 전체 발생 기간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올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로 예정된 특별방역대책기간 이전부터 방역 취약요인과 제도를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가금농장 관계자들은 10월 전까지 차량·대인 소독시설, 야생조류 차단망, 방역실·전실 등 소독·방역시설을 다시 한번 꼼꼼히 점검해 미흡한 시설을 사전에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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