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제주도 골프장 역대급 '호황'…내장객 87.7%↑

      2021.09.05 13:04   수정 : 2021.09.05 13:26기사원문

■ 개별 관광↑…관광업종 양극화 ‘뚜렷’

[제주=좌승훈 기자] 코로나19 장기화로 제주 관광업계의 업종간 양극화 현상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실상 단체여행이 끊기면서 전세버스와 2급 호텔, 관광여행사는 계속 불황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개별관광 증가와 씀씀이가 커지면서 렌터카·특급호텔·콘도미니엄 등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 두 자릿수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골프장은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제주도가 5일 밝힌 ‘2021 골프장 내장객 현황’을 보면 올해 7월 말까지 총 165만7559명이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0만7552명보다 37.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제주도민 이외 내국인·외국인 내장객은 102만487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54만8912명보다 무려 86.7%나 급증했다.
코로나19로 해외 여행길이 막히면서, 해외 골프여행 수요가 제주로 몰린 것이다.

■ 올해 내장객 수, 최고기록 경신 전망

반면, 제주도민 내장객은 감소했다. 7월 말까지 제주도민 이용객은 63만2686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65만8640명보다 3.9%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특수에 따른 요금 인상과 제주도민 할인율 축소, 부킹(예약) 전쟁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제주도내에는 총 30곳의 골프장이 있다. 이 중 회원제 골프장은 17곳이다.

지난해도 제주도내 골프장은 코로나19로 특수를 누렸다. 2020년 골프 내장객은 239만9천511명으로 2019년(209만1504명)보다 14.7%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 대중제, 1년간 주중요금 23.7% 인상

최근 5년 동안 제주 골프장 내장객 현황을 보면, 2016년 194만5684명, 2017년 216만7510명, 2018년 190만5864명, 2019년 209만1504명, 2020년 239만9511명이다. 올해도 지난해보다 2개월 일찍 내장객이 160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고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울 전망이다.

하지만 골프장에 대한 제주도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각종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도 지방세를 체납하고, 도민을 외면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실제로 2011년부터 2021년 사이 입장료 추이를 보면, 제주도내 회원제 골프장의 비회원 입장료가 주중 67.0%·토요일 57.4% 상승했고, 제주 대중제 골프장 입장료가 주중 23.7%·토요일 16.1% 인상됐다.

같은 기간 다른 지방의 회원제 골프장의 입장료는 주중 16.0%·토요일 15.3%, 대중제 골프장의 입장료는 19.0%·토요일 15.0% 정도 상승한 것과 비교해 크게 올랐다.

■ “코로나19 특수 틈타 비용만 올린다”

특히, 2020년 5월부터 올해 5월 사이 도내 대중제 골프장 요금 인상률은 주중 23.7%, 주말 16.1%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때문에 요금 통제를 받지 않는 대중제 골프장 입장료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기 위한 '골프장 입장료 심의위원회'를 다시 설치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제주도의회는 결국 골프장에 대한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을 줄이는 내용을 담은 제주도세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강성민 도의회 포스트코로나 대응 특위 위원장은 “골프관광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세금 감면과 같은 정책적 배려를 하는 것인데, 일부 골프장들이 코로나19 특수를 틈타 비용만 올리고 있다”며 “골프장이 제멋대로 요금을 인상하지 못하도록 제주특별법 개정을 통해 입장료 심의위원회를 다시 설치하고, 편법 운영 골프장에 대해 중과세하도록 제도 개선을 해야한다”고 꼬집었다.


도 당국도 지방세 장기지속 세율 특례와 감면 조치를 전면 재검토해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점진적인 재산세 세율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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