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죽을 것 같다"… 길거리 뛰쳐나온 뿔난 자영업자들

"(정부가) 해도 너무 합니다." "더 이상 못버팁니다." "자영업자 대부분은 한계치를 넘어섰습니다.

"
전국 자영업자들이 정부의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반발해 집단행동에 다시 한 번 나섰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한달간 더 연장하는 강수를 두자 자영업자들은 "생존 자체에 위협을 느낀다"며 "기약 없는 영업제한에 희생 강요 그만하라"고 토로했다.

이들은 심야 차량시위부터 정부 상대 법적소송까지 강도 높은 집단행동을 전개해 정부 방역지침 수정을 요구할 계획이다.

■전국에서 대규모 '차량 시위'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8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오전 1시까지 두 시간가량 전국 각지에서 '차량 시위'를 예고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으로 심야 집합이 금지된 만큼 차량을 이용해 집단행동에 돌입한 것이다. 시위는 서울·경기는 물론 부울경과 충남, 호남, 강원 등 전국 지역 거점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기획됐다. 비대위는 자영업자 약 3000명의 참여를 목표로 시위를 추진했다.

비대위 소속 조지현 전국공간대여협회장은 "1년7개월 넘는 기간 동안 자영업자만 편협적으로 불합리한 방역지침에 희생당했다"며 "자영업자들은 매일 '진짜 이제는 죽을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빚을 질 곳이 없어서 3금융권 사채까지 쓰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지난 1, 2차 차량 시위 이후에도 정부는 달라진 것이 없다"며 "이제 더 이상은 자영업자들의 (시위 참여) 동기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손해 배상하라"…집단소송도 계속

자영업자들은 정부 방역지침으로 인한 손해배상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 정부가 자영업자들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는 방역지침으로 피해가 커졌다는 주장이다.

이날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법원에서는 지난 1월 전국카페사장연합회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17억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소송 공판이 열렸다. 이번 집단소송에는 전국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350여명이 참여했다.

고장수 전국카페사장연합회장은 "저희 법률대리인은 올해 3월 통과된 손실보상법을 따를 경우 지난해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보상에 대한 공백이 생기는 것을 지적했다"며 "손실보상법에 대한 헌법소원 결과에 따라 집단소송 결과도 달라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재판부에서 매출손실에 대한 증빙자료를 요구해 오늘 1차적으로 저희 가게 자료를 제출했다"며 "헌법소원 결과가 나오면 집단소송에 참여한 350여명의 매출감소 자료를 제출해 제대로 된 배상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한국코인노래연습장협회가 정부를 상대로 25억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다.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참여연대 등도 정부 방역지침에 대한 헌법소원을 진행 중이다.

■"위드 코로나로 방역지침 전환해야"

자영업자들은 '위드 코로나' 등 방역지침 전환과 제대로 된 정부지원 및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조 협회장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델타바이러스 이전에 만들어졌고 집단면역 형성이 힘든 상황"이라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와 위드 코로나로 전환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원금도 구체적 기준과 데이터를 기반해 피해 상황을 면밀히 파악한 뒤 지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정례브리핑에서 "현행 거리두기 체계가 확산 저지력이 없고 영업시간 제한이나 모임인원 제한이 무의미하다고 하는 주장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현행 방역지침 유지 의사를 밝혔다.

[e-mail] 송주용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