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동영상' 사이트 링크 게시 행위... 대법 "방조죄 해당"
2021.09.09 17:59
수정 : 2021.09.09 17:59기사원문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9일 저작권법 위반 방조죄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지난 2015년 7~11월 자신이 운영하는 웹사이트에 해외 불법 동영상 공유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총 450차례 게시한 혐의(공중송신권 침해)로 기소됐다. 해당 사이트에는 국내 방송사들에게 저작권이 있는 드라마나 예능 등 다수 올라와 있었다. A씨는 이를 이용해 배너 광고를 유치했고, 수익을 얻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1·2심은 A씨가 저작권법 위반을 방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링크를 게시한 것이 웹사이트의 위치정보나 경로를 나타낸 것에 불과해 저작권 침해를 방조하는 행위가 아니’라는 기존 대법원 판례에 따라서다. 1·2심은 “링크를 게시한 행위는 저작권 침해의 실행 자체를 용이하게 한 것이 아니라 방조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전원합의체(전합)는 이날 판례를 바꿨다. 전합은 링크 행위가 공중송신권 침해의 방조에 해당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용자들이 해당 링크를 이용하게 되면 불법 저작권 게시물로 접근하는 것이 더 용이해 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합은 “이로 인해 공중송신권이라는 법익 침해가 강화·증대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링크를 게시한 A씨 역시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었음에도 링크를 유지해 저작권 침해를 더욱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이 링크가 없었다면 다수의 이용자들이 쉽게 저작권 침해물에 접근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점도 근거로 언급했다. 전합은 “A씨의 행위로 저작권 침해 행위가 증대됐기 때문에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했다.
다만 조재연·김선수·노태악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링크 행위를 저작권 위반 방조로 보면 형사처벌의 대상이 확대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들은 “관련 입법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법원이 형사처벌 범위를 넓히는 건 형벌불소급 원칙 등과 조화되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jihwan@fnnews.com 김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