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대규모 양적완화 지속"

      2021.09.09 18:18   수정 : 2021.09.09 18:1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조은효 특파원】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미국 등 세계적인 금융 완화 축소 움직임에 편승하지 않고, 대규모 금융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현재 일본 경제 상황을 감안할 때 양적완화의 출구를 모색하고 있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와 상당기간 보조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구로다 총재는 9일자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감염이 진정돼 간다고 해도, 일본은행은 완화적인 스탠스를 끈질기게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를 쫓아가기에는 현재 일본경제 회복 속도가 매우 더디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구로다 총재는 일본의 낮은 물가상승을 타개해 보려 하고 있지만 "기업도 소비자도 과거의 디플레이션(장기간에 걸친 물가하락)에 이끌리는 경향이 있다"고 토로했다.


구로다 총재는 지난 2013년 취임과 함께 '재정, 통화, 구조개혁'을 세 축으로 하는 아베노믹스의 통화정책을 맡아 양적, 질적 완화를 지속해 왔다. 이를 통해 물가 상승률 '연 2%'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으나 8년이 넘도록 단 한 번도 과녁을 명중시킨 적이 없다.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이 선순환 구조를 이루지 못하면서, 여전히 가계와 기업의 심리가 개선되지 못한 상태다.

구로다 총재의 금융완화 견지로, 향후 미일 통화정책간 비동조화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미일 장기금리 격차가 확대되고, 엔화 약세 흐름이 한층 강해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13년 봄 달러당 90엔대였던 엔화 가치는 현재 110엔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다.
구로다 총재는 "엔화 약세 효과가 없어졌다거나 엔화 강세가 더 좋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과거에 비해 엔화 약세가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효과가 약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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