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전세의 월세화' 가속

      2021.09.12 18:13   수정 : 2021.09.12 18:13기사원문
서울 아파트 전세난이 심해지면서 지난달 반전세 등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 비중이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해 임대차2법 시행 이후 급등한 전셋값을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반전세나 월세 시장으로 밀려나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12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달 서울 임대차 계약은 총 1만2567가구로, 이 중 월세가 포함된 계약은 39.4%(4954건)을 차지했다.

이는 전달 35.5%보다 3.9%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올해 가장 높은 수치다. 월세가 포함된 계약은 월세, 준월세, 준전세 등 3가지다.
월세는 보증금이 12개월치 이하인 임대차 거래, 준월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 준전세는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거래다.

임대차 거래에서 반전세로 통칭되는 월세·준월세·준전세의 비중은 지난해 7월 말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한 임대차2법 도입 후 눈에 띄게 늘었다. 특히 법 시행 전 1년 간은 반전세 거래 비중이 30%를 넘긴 적이 지난해 4월 단 한 번 뿐이었지만, 법이 시행된 지난해 8월부터는 30% 미만인 달은 한 번도 없었다.

KB부동산 리브온에서도 월세 가속화를 확인할 수 있다. KB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월세지수는 107.0으로 관련 통계를 발표한 2015년 1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강북권 105.7과 강남권 108.2 등 모두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
이 역시 지난해 하반기에는 99.5~99.6을 유지했지만, 임대차2법 시행 뒤 급격히 치솟았다.

업계에서는 최근 전셋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전세 물건을 구하기 어려워진 세입자들이 울며 겨자먹기로 반전세나 월세로 밀려난 것으로 풀이했다.
특히 지난해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해 내년 만기가 돌아오는 세입자는 그간 덜 오른 인상분까지 감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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