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다시 가상자산 시장으로… 비트코인 펀드 9주만에 순유입

      2021.09.12 18:31   수정 : 2021.09.12 18:31기사원문
가상자산 시장에 기관투자자들의 유입이 재개되는 모양새다. 주간 단위 가상자산 펀드의 유입액이 넉달만에 1억달러(약 1170억원)를 다시 넘어섰고, 비트코인 펀드 유입 자금은 9주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최근 비트코인(BTC)에 대한 장기 전망이 다시 밝아진데다, 이더리움, 솔라나 등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서비스들이 확산되면서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띄고 있다는게 시장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기관투자자 가상자산 투자 재개

12일 가상자산 투자회사 코인셰어스의 '주간 가상자산 펀드 유입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30일부터 9월 3일까지 가상자산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넉달만에 가장 큰 총 9800만달러(약 1150억원)로 나타났다. 전주 대비로는 300%나 늘어난 금액이다.
가상자산 펀드의 연간 누적 유입액은 59억달러(약 6조9000억원)로 이미 지난 한해 누적 유입액 56억달러(약 6조5000억원)를 넘겼다.

가상자산 펀드 주간 순유입액은 지난 5월 첫째주 3억7300만달러(약 4400억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뒤 주로 마이너스를 기록해 왔다. 지난 7월에는 무려 1억9500만달러(약 2300억원)가 빠져 나갔다. 7월 넷째주부터 연속 4주간 가상자산 펀드에서 자금이 빠져 나가다가 8월 셋째주부터 다시 순유입이 시작, 8월 셋째주부터 2주 연속 2000만달러(약 230억원) 대 자금이 유입되다가 지난 주 9800만달러로 늘어난 것이다.

비트코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더 드라마틱하다. 지난 7월 둘째주부터 8주 연속 자금이 빠져 나가다 9주만에 순유입을 기록한 것이다.

코인셰어스는 "비트코인 관련 펀드에서 8주간 순유출이 일어난 뒤 이번에 총 5900만달러(약 690억원)가 순유입된 것은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호전될 기미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기관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외에도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리플(XRP) 등 알트코인들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탈중앙금융(디파이, DeFi) 서비스로 기관투자자들의 유입도 확대되고 있다. 블록체인 데이터 플랫폼 업체 체이널리시스는 "지난 2·4분기에 디파이 시장에서 1000만달러(약 120억원) 이상의 대형 거래가 전체의 60%로 나타났다"며 "전체 가상자산 거래의 절반 정도가 1000만달러 이상 대형 거래였던 점을 감안하면 디파이에서 기관들의 비중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기관 비트코인 보유량 7.5%

야후파이낸스는 가상자산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는 바이비트코인월드와이드 자료를 인용해 자산운용사들이 보유한 비트코인이 현재 약 700억달러(약 82조원) 규모에 이르며, 전체 유통량의 7.85%에 해당한다고 최근 보도했다. 700억달러 중 401억달러(약 47조원)에 해당하는 규모는 14개 비트코인펀드 발행사와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것이다. 가장 많이 보유한 곳은 가상자산 운용사인 그레이스케일로 규모는 65만4600BTC다. 현재 시세로 총 300억달러(약 35조원) 이상 가치다.

미국 상장사 중 비트코인을 보유한 기업은 총 34곳으로 이들은 총 21만6692BTC를 가지고 있다. 이중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비트코인 보유분은 지난 달 추가 매입한 3907BTC를 포함해 총 10만8992BTC로 상장사 보유분의 약 절반으로 나타났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현 시세로 약 50억달러(약 5조8000억원) 이상이다.

450억달러(약 53조원)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사 골드트리는 비트코인을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에 2억4000만달러(약 2800억원)를 투자했다고 공시했다.

'헤지펀드의 전설'로 불리는 미국 투자자 빌 밀러가 이끄는 펀드도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에 4500만달러(약 530억원)를 투자했다.


체이널리시스 필립 그래드웰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해 3월 중순부터 비트코인을 1000개 이상 매입하는 대형투자자들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는 한번에 3000만달러(약 35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헤지펀드 등 자금이 많은 곳들이 움직이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ronia@fnnews.com 이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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