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UN 사무총장, "ESG경영, 필수불가결한 생존전략"

      2021.09.13 12:18   수정 : 2021.09.13 12:2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ESG경영이 중소기업의 필수불가결한 생존전략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특히 투자유치를 통해 기업이 지속성장 하기 위해선 ESG경영이 중요시될 것으로 보인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13일 중소기업중앙회가 경주에서 주최한 '2021 백두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서, "ESG경영은 국제적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며 "ESG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수출 중소기업은 외국에 수출도 어렵고, 대기업에서의 수주도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반 전 총장은 "어려워도 꼭 해야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투자유치 부분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 전 총장은 "유엔 PRI등 투자자책임원칙에 기반한 ESG 투자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들 펀드들은 ESG경영 요소를 보고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금융기관의 ESG 운용자산 규모는 우리나라 GDP의 25배인 40조5000억 달러에 달한다. 2030년에 가서는 130조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체 운용자산(140조5000억 달러)의 95%에 해당되는 금액으로 투자금액의 상당수가 ESG투자로 집중됨을 알 수 있다.반대로 ESG 경영에 역행하는 기업으로부터는 투자금을 회수된다.

실제로 지난해 한전 주주였던 네덜란드공적연금(APG)이 한전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프로젝트에 대해 "탄소 배출 감축 노력에 진전이 없다"며 투자금을 회수하는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도 당장 내년부터 운용자산의 50% 이상을 ESG 경영을 잘 하는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자 유치에 그치지 않고 향후에는 금융권의 대출 등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 총장은 ESG의 흐름은 어느 날 갑자기 일어난 현상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또한 단기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반 총장의 예상이다.

2004년, ‘배려하는 자가 승리한다’란 유엔글로벌콤팩트 보고서에서 ESG를 공식화하고, 2006년, 유엔책임투자원칙에서 ‘투자의사결정 시 ESG 이슈들을 적극 반영하고’, ‘투자대상 기업에게 ESG 이슈들의 정보공개를 요구’함으로써 본격화되고 있다.

기후변화에도 이야기를 했다. 반 총장은 "국내에서도 머지않아 탄소세 도입이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탄소 배출이 많은 기업들에게는 적지 않은 타격이 우려된다"고 예상했다.

유럽연합(EU)은 지난 8월, 시멘트·철강·알루미늄·비료·전기와 같이 탄소집약도가 높은 산업을 대상으로 2026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키로 했으며 미국도 CBAM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결국 우리 제품의 수출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 총장은 "수출 중소기업이 ESG 경영을 준수하지 못 한다면, 외국기업은 다른 나라 기업으로 거래처를 바꿀 가능성이 있다"며 "ESG가 위협이 아닌 기회의 요인으로 바꿔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응방안에 대해서도 말했다.

반 총장은 "중소기업은 자금이나 인력면에서 ESG 전부를 다 잘할 수 없기 때문에 기업 특성에 맞추어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특화하고, 집중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정부는 중소기업의 업종별, 규모별 실정에 맞도록 ESG 기준요소를 제시해주는 맞춤형 지원과 함께 과감한 규제 완화를 통해서 중소기업의 운신의 폭을 넓혀주어야 한다"고 제시했따.

현재 국내외를 망라해 ESG 평가 분야 기관이 600여개, 평가요소가 374개나 될 정도로 난립하고 있는데 대기업조차도 여기에 다 맞출 수는 없고 반 총장은 지적했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급격히 강화되는 환경규제가 중소기업에게 과도한 부담이 되지 않도록 현장을 고려해 시행 속도를 조절하고 적절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하다"고 말했다.


이에 중기중앙회는 중소기업의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지난 7월 ESG 전담팀을 신설하고, 조만간 ‘중소기업 ESG위원회’도 출범할 예정이다.

kjw@fnnews.com 강재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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