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슨모터스 등 3곳만 참여… "자금조달·사업비전에 의문"

      2021.09.15 18:13   수정 : 2021.09.15 18:13기사원문
쌍용자동차 매각을 위한 본입찰에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던 SM그룹이 불참하면서 쌍용차 인수전이 또다시 안갯속에 빠졌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 ELB&T 컨소시엄, 인디(INDI) EV 등 3곳이 본입찰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자금조달 및 사업비전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쌍용차와 매각자문사는 3곳 중에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다음달 가격협상을 진행하고, 11월에 매각을 매듭지을 계획이지만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서울회생법원이 반대할 경우 재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SM 막판 포기…전기차 시대 부담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마감된 쌍용차 본입찰에 국내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 전기차·배터리 제조사 이엘비앤티(EL B&T), 미국 전기차 관련 기업 인디(INDI) EV 등 3곳이 참여했다. 지난 8월 11개 업체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해 흥행 기대감을 높였지만 정작 본입찰에는 8개 업체가 포기한 셈이다.


특히 유력 후보로 꼽혔던 SM그룹의 불참으로 매각 분위기 자체가 달라지게 됐다. SM은 자체 자금으로 쌍용차 인수능력을 갖춘 유일한 후보였고, 오너가 직접 나선 만큼 진정성에도 의심을 하지 않았다. 해외매각이나 엑시트(자금회수)의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SM은 쌍용차에 투자해 그만큼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느냐에 의구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다. 쌍용차 인수 비용은 공익채권 등을 감안하면 최소 1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데, 예비실사를 진행한 후 조 단위의 대규모 현금을 투입해 쌍용차를 인수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탄소중립 시간표가 빨라지고 주요 업체들이 최근 들어 급격하게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 중단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선 지속적으로 대규모 자금 투입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인수 후에도 경영 정상화가 쉽지 않을 것이란 판단이 SM그룹 내부에 확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인수를 포기한 업체들의 상황도 비슷하다. 매각 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앞서 예비실사를 진행하며 입찰제안서를 제출한 회사들이 서류상 문제가 없을 경우 참여에 큰 제한을 두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애초에 쌍용차를 인수할 능력이 없는데도 이름을 알리기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었거나 본업 대신 평택공장 부지의 부동산 개발 차익에 더 관심을 보인 업체들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이달 우선협상자…재매각 가능성도

앞으로 쌍용차와 매각주간사인 EY한영회계법인은 본입찰서에 제시된 인수 희망가격, 자금 동원력, 정상화 계획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쌍용차의 최대 채권자 중 한 곳인 산업은행의 의사도 반영될 전망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윤곽은 이르면 이달 말 정해진다. 가격 협상 등이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될 경우 쌍용차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10월 초까지 구속력 있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다. 이후 약 2주간의 정밀실사를 진행하고 인수 대금 및 주요 계약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11월 중에 투자계약을 체결 할 예정이다.

반면 인수 희망가격이나 쌍용차 노조와의 인력 운영방안, 향후 사업계획 등에서 이견이 있을 경우 매각 자체가 불발이 될 가능성도 있다. 본입찰에 참여한 3곳의 후보 모두 여전히 자금조달이나 향후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어 재매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협상자 선정이 불발될 경우 예비 후보가 있으면 해당 회사와 다시 논의를 거칠 수 있다. 매각 불발이 되고 최악의 경우 서울회생법원의 법정관리하에서 청산 절차를 밟을 수도 있지만 가능성은 적다.
법조계 관계자는 "이번에 정해진 우협 대상자와 매각이 격렬될 경우 재매각 공고를 통해 다시 한번 매각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강구귀 이환주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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