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밀리 합참의장은 '반역자'

      2021.09.16 02:54   수정 : 2021.09.16 02:5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마크 밀리 합참의장을 반역자로 몰아 붙였다. 전쟁을 막기 위해 중국과 통화를 했다는 게 이유였다.

워싱턴포스트(WP)에서 워터게이트 사건을 파헤쳐 퓰리처 상을 받았던 전설적인 기자 밥 우드워드와 베테랑 기자 로버트 코스타의 신간 '위험(PERIL)' 내용이 알려진 날 트럼프의 반응이 나왔다.



신간에 따르면 밀리 합참의장은 트럼프 지지자들이 연방 의사당을 점거한 이틀 뒤인 1월 8일(이하 현지시간) 트럼프가 대선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거의 실성한 상태여서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며 그의 핵공격 결정을 무력화시켰다. 자신이 연관되지 않은 명령은 수행하지 말라고 국방부 전쟁상황실 고위 장교들에게 지시했고, 일일이 장교 개인으로부터 서약도 받았다.


15일 비즈니스인사이더(BI)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14일 보수언론인 뉴스맥스와 인터뷰에서 '위험'에 대한 질문을 받고 만약 신간에 나온 것처럼 밀리가 전쟁 가능성을 막기 위해 중국과 은밀히 접촉했다면 이는 '반역'이라고 주장했다.

우드워드 등에 따르면 밀리는 트럼프가 선거 패배뒤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것을 크게 염려해 중국 최고위 장군과 비밀 연락망을 구축해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고자 했다.

'위험'에 따르면 밀리는 앞서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직전에도 그와 접촉해 미국은 안정적이라며 어떤 도발도 계획하지 말라고 경고한 바 있다.

밀리가 접촉한 인물은 중국 인민해방군 합참의장인 리주청 장군이다.

트럼프는 "만약 이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이는 반역이다"라면서 "그가 중국에 전화를 걸어 이런 일을 벌이고, 공격에 관해 또는 공격 선제대응에 관해 기꺼이 상의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고 말했다.

더데일리비스트에 따르면 14일 신간 '위험'에서 밀리가 어떤 행동을 취했는지가 보도되자 트럼프는 측근들에게 TV에 나가 밀리를 '반역' 혐의로 '체포'하라는 요구를 하라고 촉구했다.

뉴스맥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그러나 이와 반대로 말했다.

그는 다른 이들이 자신에게 밀리를 반역으로 고소하라고 끊임없이 촉구했다고 주장했다.

폭스뉴스 진행자 터커 칼슨을 비롯한 트럼프 측근들은 뒤에 TV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밀리가 반역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한편 '위험'에 따르면 밀리는 트럼프가 대선 패배 뒤 이성을 잃었다고 판단했으며, 핵무기 발사를 결정할지도 모른다고 보고 사실상 그의 핵무기 발사권을 무력화하는 조처를 취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대통령은 이론상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핵무기를 발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이 명령이 위험하거나 잘못됐다고 판단될 경우 군부가 대통령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방법들이 많다.

밀리의 이같은 행동을 두고도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은 엇갈린다.

핵 애널리스트인 스티븐 슈워츠는 밀리의 행동은 '월권'이라면서 밀리의 직책인 합참의장은 자문 역할로 대통령 명령을 무효화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반면 국가안보 담당 변호사인 브래들리 모스는 밀리가 대통령 명령을 무효화하려한 것은 아니라면서 그저 의사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역할을 강조했을 뿐이라고 두둔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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